[뉴스토마토 송주연기자] 금융당국이 무리하게 밀어붙여 소비자들의 거센 반발을 샀던 '마그네틱(MS) 카드 사용 전면 금지'가 결국 2014년으로 연기됐다.
영업시간 동안 MS카드 사용을 제한시키려 했던 계획도 내년으로 미뤘다.
IC카드로의 강제 전환 정책을 사실상 철회한 셈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오락가락 정책으로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면키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16일 MS카드의 사용제한을 내년 2월로 연기하고 전면금지는 오는 2014년 2월부터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현금카드 복제에 따른 불법인출사고를 막겠다"며 지난 2월 MS카드 사용제한 계획을 발표했다.
카드 복제가 쉬운 MS카드 사용을 어렵게 해 IC카드로 전환토록 유도하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금융당국은 지난 3월2일부터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MS카드 이용을 제한하고 IC카드만 사용하는 'IC카드 전용사용' 정책을 시범 실시했다.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영업시간(오전 10시~오후3시)에 MS카드 사용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용제한 첫날부터 MS카드로 현금인출을 할 수 없게 된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당국은 결국 시범운영 시기를 3월에서 6월로 미루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여전히 MS카드를 IC카드로 전환하지 않은 고객들이 상당수에 달하자 금융당국은 이번에 또 다시 시범운영 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은행권을 중심으로 IC카드로 전환 발급된 카드는 420만장, 미전환 카드는 659만장에 달한다.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자동화기기에서 사용되는 MS카드도 하루 평균 21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6월1일까지 모든 미전환 카드를 교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당국은 시범운영 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했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당초 계획대로 다음달부터 시범운영을 실시할 경우 고객 불편이 예상된다"며 "시범운영 시기를 내년 2월로 연기해 1년간 시범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시범운영 방법도 당초 영업시간 동안 모든 ATM에서 사용을 제한하려던 것에서 일부 ATM기만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변경키로 했다.
내년 2월부터 7월까지 6개월간은 ATM기 중 절반만 사용을 제한하고,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6개월간은 사용 제한되는 ATM기를 70~80%까지 늘려 점차 MS 카드 사용제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MS카드 이용 전면금지는 당초 9월에서 2014년 2월로 1년5개월이나 늦췄다.
이마저도 '시범운영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사실상 IC카드로의 강제 전환 정책을 철회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MS현금카드는 물론 MS신용카드의 IC카드 전환도 추진한다.
2014년 말까지 기존 MS신용카드를 모두 IC카드로 전환토록 해 2015년 1월부터는 MS카드를 통한 카드대출을 전면 제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내년 3월 이후 신규·갱신 카드 발급의 경우 의무적으로 IC카드를 발급해야 한다.
이미 발급된 MS카드는 2014년 4월부터 12월까지 단계적으로 IC카드로 전환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대출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는 MS카드부터 우선 전환하되 2014년 12월말까지는 사용하고 있는 MS카드라도 모두 IC카드로 전환토록 한다는 것이다.
ATM기에서의 MS카드 대출 제한은 2014년 9월부터 12월까지 시범 실시하고, 2015년 1월부터 전면 제한한다.
금융당국은 MS카드의 신용구매거래도 2015년부터 제한할 계획으로 가맹점들이 IC단말기로 전환하도록 카드사별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하게 할 방침이다.
내년부터 기존 MS단말기는 카드사, VAN사, 가맹점 등 이해당사자간 비용분담 등을 통해 교체토록 하되, 영세가맹점은 전환비용 부담은 큰 반면 복제카드를 사용할 유인이 크지 않으므로 MS단말기 사용을 일정기간 허용할 계획이다.
주재성 금감원 부원장은 "2014년 4분기 중 IC단말기 전환 현황 등을 점검해 고객불편이 우려될 경우 MS카드 거래 차단시기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MS카드 보유고객이 IC카드로의 전환 필요성을 느낄 수 있도록 금융회사, 금융협회 등 범금융권이 공동 참여해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