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 기자] 앵커:가계부채가 한계에 달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데 1분기 가계빚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여러가지 원인이 있을 텐데 구체적으로 내용을 짚어보죠. 명정선 기자, 가계신용이 줄어든게 3년 만이라구요?
기자: 지난해 말 900조 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증가세 보이던 가계빚이 올해는 감소세로 돌아섰는데요. 한국은행은 지난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911조4천억원으로 집계돼 전분기보다 5000억 원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 가계와 기업 모두 어려워지면서 대출이 2009년 1분기 3조1000억원 줄어든 이후 3년만에 감소한 것입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7% 늘어났지만, 증가율은 3분기 연속 낮아졌구요. 가계신용은 가계대출과 카드사나 할부금융사 외상 판매 액수인 판매신용을 합한 수치인데요. 1분기 동안 가계대출이 6000억원 소폭 증가했지만 판매신용이 1조2000억원 감소하면서 전체 가계신용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주택경기 부진과 연말연시 상여금 지급 등에 힘입어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고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작년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하겠다고 대책을 내놨었는데 효과가 있다고 봐야겠죠?
기자: 네 맞습니다. 경기부진 영향도 있지만 당국 대책도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감소가 두드러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는데요. 예금은행의 1분기 가계대출은 전분기 보다 2조7000억원 줄어든 453조1000억원,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은 2금융권은 2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보험과 연기금, 여전사 등 2금융권의 기타대출은 작년 말 7조원 가까이 늘어났던데서 올 1분기에 3조1000억원으로 증가폭이 반토막 수준으로 축소됐습니다. 한은 관계자도 "금융당국의 규제로 은행들의 가계대출 억제 효과가 발휘되고 있으며,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제2금융권 가계대출 보완 대책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게 눈에 띄는데 집값 하락때문인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이번 가계빚 감소를 마냥 좋게 평가할 수도 없는 것도 말씀하신 부분 때문인데요. 빚 갚을 능력이 한계에 달하면서 가계 대출을 할 여력 자체가 줄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경기가 특히, 주택 경기마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주택담보대출이 작년 4분기 6조5000억원에서 1분기에 9000억원 증가에 머물렀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역시 같은 기간 3조원 확대에서 8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은행권 가계대출 70%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인데요 그래서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 가계부채와 경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자주 쓰는 것도 이런 까닭인데요. 지금은 이 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요즘은 연체율도 문제가 되고 있죠?.
기자: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전월(0.84%) 대비 0.05% 포인트 올랐는데요. 이는 지난 2007년 2월 가계대출 연체율이 0.93%를 기록한 이후 5년 2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가계부채가 어느 정도 심각하냐 하는 지표는 GDP 대비 가계부채로 볼 수도 있고 가처분 소득에서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 이런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GDP대비로 보면 80%에서 왔다갔다하고 가처분 소득으로 보면 150%에서 변동하는데 이런 수준 자체도 이미 선진국과 비교해서 높은 수준이고, 더 심각한 문제는 선진국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가계부채가 감소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매년마다 7,8% 증가하고 있고요.
앵커: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텐데 전문가들 의견은 어떤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사실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할때 DTI나 LTV 비율로 제한을 했기 때문에 설사 부실로 이어진다해도 은행 전체 건전성에 큰 타격은 없다고 얘기합니다. 하지만 가계부채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 결국 빚을 갚기 위해 집을 팔고 또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위기를 부를 수도 있는데요. 실제로 미국의 경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도 가계대출이 꼭지를 찍고 난 뒤 주택가격이 더 이상 오르지 않자 원리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 가계에서 집을 싸게라도 팔아서 대출을 갚기 시작사면서 위기가 본격화됐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급격한 감소도 바람직하지 않고 풍선에 구멍을 뚫어서 서서히 바람을 빼는 식으로 관리를 해야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앵커: 가계부채 문제는 실제 우리 실제 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 부채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계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자: 통상 전문가들이 얘기하기를 본인의 수입에서 원리금 상환에 사용되는 비중이 30%를 넘으면 부채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는데요. 보유하고 있는, 특히 부동산 자산의 가격이 많이 내렸으니까 본전을 기다리겠다는 생각으로 이자를 내면서 버티는 건 위험하고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 유의하셔야겠고요.
기본적으로 가계의 부채 부담이 줄어들려면 소득이 늘거나 지출을 줄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소득은 자기 맘대로 늘릴 수 없죠. 지출은 어느 정도까지 본인이 선택을 해서 줄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해야 하는데 특히 교육비나 통신비, 이런 쪽에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서 지나치게 많이 지출한다고 합니다. 이런 비용을 줄여나가는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