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석 "우리만의 진보로는 지지 얻기 힘들다"

"국민들이 애국가 부르지 않는 것 불편하다면 부를 수 있어"

입력 : 2012-05-25 오전 9:38:13
[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 새로나기 특위 박원석 위원장은 25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우리만의 진보, 상식으로는 국민들 신뢰와 지지를 얻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부정경선인데 당내에서 '일부분의 부정은 부정이 아니다, 오랜 관행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국민들로 하여금 통합진보당에 비판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유연한 정당이 되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특히 당내 민주화가 실현되고 있느냐에 대한 성찰을 통해서 이른바 종파주의나 패권주의를 넘어서는 당내 민주주의 혁신을 이루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종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그것은 상처가 되는 표현이다. 당의 혁신이 종북주의라는 이념적 프레임에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며 "지금 내부의 중요한 과제는 민주주의를 확립하고 패권주의를 극복하는 것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국민들이 우려를 갖고 계신 부분이 있다"며 "통합진보당의 남북관계나 한미관계에 대한 인식과 대응이 변화된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과거의 관점에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는 숙고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비판적 의견들을 경청해서 현실적으로, 실용적으로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정할 수 있다"고 보충했다.
 
북핵과 인권, 3대세습에 대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과도한 비판에는 냉정하게 자세를 유지하는 공당으로서 투명한 태도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는 존중되고 보호되어야 하지만 공직자로서, 공당으로서는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거나 국민들이 보다 더 분명하게 입장을 표현할 것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대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보수언론이라든지 통합진보당을 마치 종북주사파 집단으로 매도하려는 이념적인 공격에 대해서는 추호도 타협할 생각이 없다"며 "다만 북한과 관련된 문제들에 있어서 국제사회에 공론이 되어 있고, 또 국민들이 보편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어느 정도 정부가 확인된 문제들에 대해서까지 우린 말할 수 없다는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를테면 북한 핵문제의 경우, 한반도 평화의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라며 "전세계의 진보세력도 핵의 이용을 반대하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렇다면 북핵에 대해서는 진보의 기본 입장에 근거해서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비판할 것은 비판하는 것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오해를 하지 않을 수 있는 태도가 아닌가"라고 자문했다.
 
논란이 된 강령개정에 대해서는 "현재 저희 정강정책에는 별 문제가 없다"며 "통합진보당은 전통적으로 평화통일을 추구해왔던 정당이고, 분단된 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보편적 상식에서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것은 이념적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역시 격론을 불러 온 애국가 문제에 대해서는 "애국가를 부르느냐, 부르지 않느냐는 통합진보당의 정체성에 있어서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애국가를 부른다고 해서 권위주의적 국가관에 동의하는 것도 아니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다고 해서 국가를 부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의문을 표시했다.
 
박 위원장은 "지금은 군사독재시절이 아니다"며 "그런 맥락에서 애국가는 의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고, 애국가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서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논쟁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을 불편해 한다면, 행사의 성격상 필요하다면 부를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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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