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세연기자] "새로 시작되는 50년은 역량 있는 후배들이 대신증권을 한 단계 더 성장시킬 것으로 확신한다."
취임 6년만에 대신증권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노정남 전(前)사장(사진)은 25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임사를 통해 회사의 지속적인 성공에 대한 확신을 숨기지 않았다.
당초, 4번째 연임이 유력해보였던 노 전 사장의 갑작스런 퇴임에 대해 증권가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노 전 사장은 "훌륭한 후배들이 많은 만큼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 자신은 박수칠 때 떠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재임기간중 불거진 대내외 악재에서도 탁월한 리스크 경영과 경영노하우를 통해 대신증권의 안정적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지난 1977년 한일은행에 입사하면서 금융업에 뛰어든 노 전 사장은 1987년 대신증권 국제부로 자리를 옮기며 대신증권과 25년간 인연을 맺었다.
대신투신운용(現 대신자산운용) 대표이사를 거쳐 2006년부터는 대신증권 대표이사직을 맡아온 노 전 사장은 국제적 감각과 강한 추진력,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전문가로 평가 받아왔다.
노 전 사장은 대표이사 선임 이후 리서치센터를 강화하는 한편 법인영업, 파생상품, 위탁매매 등 증권업 전 부문에 대한 고른 성장을 이끌었다.
글로벌 신용위기를 맞아서도 선제적이고 전략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해 주가연계증권(ELS) 부실을 없앴고, 금융위기 당시 업계를 뒤흔들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도 미리 회수하는 혜안을 보였다.
아시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상해사무소, 홍콩법인 등을 설립하고 중국과 일본, 홍콩,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팬아시아(Pan Asia) 금융벨트 구축에 나서 아시아의 지역 투자은행(IB)와 브로커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지난해에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인도네시아 온라인 증권거래 시장에 선보이기도 했다.
대신증권 직원들은 노 전 사장의 퇴임에 대해 "항상 긍정의 힘으로 변화와 혁신을 당부하면서도 직원과의 스스럼없는 술자리를 마다 하지않는 '멋'을 아는 인간적인 CEO였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