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인사 조치 등에 불만을 품은 직원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거나 회사의 대표자에게 항의메일을 지속적으로 보냈더라도 해고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 박태준)는 김모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과 다국적기업 A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씨가 대표이사 B씨와 인사부 팀장에게 여러 번 메일을 보내기는 했지만 이는 A회사의 임금동결 조치 또는 전보명령에 대해 김씨의 입장을 표명하거나, B씨가 보낸 지시 또는 질의메일에 대해 답장을 보낸 것일 뿐 경영진 및 관련 부서의 업무를 방해한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또 "A회사는 다른 임직원과 달리 김씨의 임금을 동결조치한 채 김씨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지방에 전직명령을 했고, B씨가 김씨의 업무에 대한 성취도 평가를 0%로 책정함으로써 낮은 성과급을 지급받는 상황에 처했다"면서 "김씨가 노동위원회에 전직명령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고 서울고용노동청에 신고를 한 것이 정당한 권리행사의 한계를 넘어선다고 보기 어렵고, 이 같은 구제신청 및 신고로 인해 A회사의 사내질서가 문란하게 됐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국적 공구제조기업인 A사 한국지점 마케팅부서의 책임자로 근무한 김씨는 2008년 10월 구조조정을 당해 종전 업무와는 다른 부서에 재배치됐다.
김씨는 한국지점 대표 B씨에게 메일을 보내 항의했으나 묵살당하자 2009년 6월 A사가 회계자료를 허위로 조작했다는 특별보고서를 A회사 그룹 전 직원에게 메일로 보냈다.
A회사는 김씨가 허위의 사실을 퍼뜨렸다는 이유로 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내렸고, 김씨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그러나 김씨는 이후에도 업무와 관련된 불만을 대표이사 B씨에게 계속 제기했고, A사는 김씨의 임금을 동결하고 수차례에 걸쳐 새 부서로 전직조치했다.
김씨는 이같은 사실을 A회사 그룹의 본사 대표에게도 메일을 통해 알렸으나 답장이 없자 노동청에 "회사의 차별적 임금 조치에 필요한 처분을 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노동청은 '성과급을 임금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 등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A회사로부터 '업무방해와 사내질서 문란' 등을 사유로 해고당한 김씨는 불복해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