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얼마나 힘들면...상반기 키워드 'HARD'

입력 : 2012-06-04 오전 9:03:43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의 매출과 환경상황에 적합한 키워드로 '어렵고 힘듦'을 의미하는 'HARD'가 제시됐다.
 
롯데마트는 4일 상반기 유통업계 트렌드를 분석해 이에 적합한 키워드로 'HARD'를 선정해 발표했다.
 
'높은 물가로 인한 알뜰 소비 트렌드(High prices)', '이상기후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Abnormal climate)', '대형마트, SSM에 대한 규제(Regulation)', '새로운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Demand for new products)' 등을 표현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신선식품지수가 작년보다 3~4% 가량 상승하자 소비 트렌드도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로 가격이 저렴한 할인 상품의 매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PB(대형마트 자체 브랜드) 상품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 상품의 매출이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는 올해 1분기 매출을 살펴본 결과 할인 행사 상품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8% 가량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행사 상품 매출이 차지하는 구성비도 지난해 23.6%에서 올해는 26%로 2.4%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PB 상품에서도 나타났다. 롯데마트는 가격 수준에 따라 PB 브랜드를 '프라임 엘', '초이스 엘', '세이브 엘'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이상기후로 인한 소비 트렌드 변화가 다양하게 나타났다.
 
봄철에 일조량 부족과 저온 현상이 지속되자 대표 여름 과일인 '참외'와 '수박'의 출하시기가 지연돼 최근 가격이 지난해보다 10~20% 가량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으로 국산 과일 가격이 상승하자 수입 과일의 수요가 높아져 롯데마트에서는 지난 1~5월 '국산 과일' 매출이 3.1% 신장한 데 그친 반면 '수입 과일'은 20.5% 상승했다.
 
이밖에 봄이 사라지고, 여름 더위가 빨리 찾아와 5월 들어 '나들이 및 캠핑용품', '선풍기', '살충제' 등 대표적인 여름 상품의 매출이 20~40% 가량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유통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를 꼽는다면 단연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영업규제'다.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강제 휴무 및 영업시간 단축으로, 설과 추석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되던 대형마트와 SSM 매장은 대부분 월 2회 일요일에 문을 닫고 있고, 점차 해당 점포의 수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5월 들어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2.6~6.4% 감소했다. 특히 휴무 점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이 같은 매출 감소는 향후 더욱 큰 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밖에 최근 소비자들의 수요가 다양해지며, 유통업계에서도 지금까지는 선보이지 않았던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점차 전문화돼 가는 소비 수요에 맞춰 완구전문점인 '토이저러스', 신개념 체험형 가전전문점인 '디지털파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며 전문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또 지난 달에는 이 같은 전문점의 경쟁력을 온라인쇼핑몰인 '롯데마트몰'로 확대해 '전문몰'로도 선보이고 있다.
 
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상반기는 고물가로 인한 소비위축과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한 영업규제 등으로 유통업계가 힘든 시기를 보낸 만큼 유통업계의 주요 이슈도 어려움을 상징하는 키워드들이 많았다"며 "하반기 전망도 밝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 소비를 촉진해 이 같은 환경을 개선해 나가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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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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