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중순쯤
이마트(139480)와 홈플러스, 농협 등 유통매장에서 정부가 수입한 설탕을 판매한다.
지난 3월 정부가 수입한 1차 물량 2000톤은 전량 식품가공용으로만 공급했지만 이번에는 소매시장에 직접 뛰어들어 설탕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것.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관련 법령이 개정돼 가능해졌다.
aT가 현재 도입하고 있는 2차 수입물량 3000톤중 아직 소비자 시판 물량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aT는 소비자 반응이 좋을 경우 물량을 추가로 공급할 방침이다.
가격은 aT가 식품가공용으로 가공업체에 판매하는 kg당 900원 수준과 비슷하게 책정될 예정이며, 제당 3사 가격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로 유통업체와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aT가 현재 식품가공용으로 판매하는 설탕은 제당 3사 제품에 비해 약 10% 가격이 저렴하다.
1차 수입분과 마찬가지로 말레이시아에서 수입했으며 포장단위는 25kg 포대 형태로 시장 반응을 살펴 하반기에는 소포장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다.
aT 관계자는 "6월의 경우 매실주를 담그는 가정이 많아 설탕 소비가 많은 편"이라며 "제당 3사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설탕을 공급해 가계 부담을 줄이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에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제당업계는 "설탕 가격 인하에 대한 결정은 시기상조"라며 "일단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제당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원당 시세는 내려갔지만 환율은 오르는 추세라 이것만 가지고 섣불리 설탕 가격 인하를 결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제당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설탕 중 절반 이상은 음료나 제과를 생산하는 식품기업이 사용하고 있다"며 "이들 가공식품 기업이 정부 수입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주목을 끌었다.
이 같은 발언의 의미를 증명이라도 하듯 설탕 사용량이 많은 제과·음료기업은 여전히 정부 수입 설탕 사용에 부정적이다.
일단 정부가 수입하는 물량이 수요량에 비해 부족하고 수입 설탕에 대한 검증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정부 주도의 설탕 수입이 언제까지 지속될지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공급선을 바꿀 경우 정부의 수입방침이 일순간 변경되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등의 문제도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업체는 정부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것. 비싸지만 정부보다 제당업체가 더 믿음직스러운 현실을 인정하고 잇는 것이다. 가정의 설탕 소비가 가장 높은 6월, 정부가 직수입한 설탕이 소비자들에게 얼마나 호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