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주파수 배분부터 요금제 변경까지 규제기관인 방통위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통신업계에서는 ‘100% 시장경쟁’이 있을 수 없다. 망중립성과 같은 분쟁이 생긴다면 국가 개입이 불가피한 시스템이다.
하지만 방통위의 문제 회피가 계속 지적을 받고 있다. "이미 발에 불똥이 떨어졌을 정도로 사태가 시급한데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실제로 방통위는 이미 2000년 후반부터 망중립성 이슈가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작년 말에야 겨우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실상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내용이 없다는 게 많은 이들의 주장이다. “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을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전기통신사업법에 포함된 망중립성 원칙만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망중립성에서 통신업계와 인터넷업계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부분은 합리적 트래픽 관리에 대한 문제다.
이통사들이 "트래픽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망 과부하, 수익성 악화 문제가 일어난다"며 현행법으로 보장된 망중립성에 이의를 제기하는 게 문제 핵심이다.
정작 방통위는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저 망이 불안정할 때 예외적으로 통제가 필요하며, 양측간 협의를 통해 해결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상임이사는 “규제기관이 규제하지 않고, 시장에 맡기겠다는 발상이 어이없다”며 “언제부터 방통위가 그렇게 자율을 좋아했는지 알 수 없다”고 냉소했다.
실제 인터넷업계와 통신업계 모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원하는 것은 보다 구체적으로 현실에 적용 가능한 ‘원칙’인데 이게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실질적으로 망을 소유한 통신사들보다는 당장 서비스가 시급한 인터넷기업과 제조사들의 불만이 크다.
최성진 인터넷기업협회 사무국장은 “KT가 스마트TV를 끊은 사례나 인터넷전화에 대한 접근 차단 등은 신속하게 정책당국이 나서서 해결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이라며 “신속성이나 메시지 전달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전 이사는 “방통위가 중재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만 정작 토론 내용을 살펴보면 근거가 없고 주장만 있는 꼴”이라며 “망투자와 수익에 대한 관한 총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방통위 관계자는 “워낙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큰 문제라 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현재 트래픽 관리 기준을 만들고 있지만 언제 공개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