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카드발급시 제공하는 혜택을 줄여 소비자 가격을 낮춰야한다고 지적했다.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부가서비스가 가맹점 수수료를 높이고,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반면, 금융당국은 부가서비스 축소로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되더라도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일 '신용카드와 소비자보호'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부가서비스의 과다 실태에 따른 이 같은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이창옥 한국소비자원 연구위원이 발표한 소비자의견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급수단으로 신용카드(63.9%)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이어 체크카드(23.7%), 현금(11.6%), 직불카드(0.8%) 등의 순이었다.
신용카드가 지급결제수단으로 ‘제2의 화폐’로 자리잡은 셈이다.
이번 설문조사는 전국 만 20세 이상의 카드 보유, 이용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7일 동안 온라인을 통해 조사했다.
소비자들이 결제수단으로 신용카드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 때문이라는 답변이 60.3%로 가장 많았다.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경제적 혜택은 포인트, 무이자 할부, 할인혜택 등 이다.
카드사에서 부가서비스를 줄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포인트, 할인, 무이자할부 등 부가서비스 금액은 지난 2007년 1조7794억원에서 2008년 2조2633억원, 2009년 2조4158억원, 2010년 3조950억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사용한 부가서비스 금액은 1조7594억으로, 4년전과 비교했을때 2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결국 카드사의 마케팅비용이 가맹점 수수료로 전가되고 소비자 가격인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가서비스 비용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상으로 전가돼 가맹점 부담이 커진다"며 "가맹점 입장에서는 수익감소 혹은 가격인상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또 다시 전가하는 형태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무분별한 부가서비스 혜택 등 불합리한 부분을 없애면 소비자 가격이 안정되는 관행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부가서비스 축소가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이성구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소비자 가격에 대한 정부개입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시장자율경쟁에 맡겨야하는 부분"이라고 반박했다.
김정주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사무관 역시 "부가서비스가 줄고 가맹점 수수료가 인하된 만큼 상인들에게 가격을 내리라고 하는 것 어려운 일"이라며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해 소비자 가격이 인상된 만큼 결제수단을 직불카드로 유도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