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전 공동대표는 25일 시작된 당직선거와 관련해서 "강기갑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혁신을 그나마 순조롭게 할 수 있는 길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다시 국민에게 버림받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 전 공동대표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당 지도부 선거는 통합진보당이 원래 되려고 했던 대중적 진보정당의 길을 계속 갈 수 있느냐, 없느냐. 또 이번 대통령 선거가 펼쳐지는 하반기 정치국면에 한 주체로 나설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들을 모두 결정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규정했다.

 

유 전 공동대표는 "통합진보당이 원래 만들어질 때 이야기한 것처럼 많은 국민들의 이해와 지지를 받는 정당이 되어서 직접 국정운영도 맡아보는 정당이 되려면 여러가지를 많이 바꿔야 된다"며 "이념적인 면이나 정책에서도 더 많은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고 받아들일 수 있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접 대북 업무를 맡고 있는 통일부장관이라든가, 협상주체라든가, 대통령은 북에 대해 조금 더 신중히 말하는 것이 좋다. 직접 파트너가 되었으니까. 정당들도 좀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게 좋다"면서도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전부 침묵한다면 속마음이 어떻든 국민들이 굉장히 크게 오해하고, 이게 새누리당이나 수구보수세력들이 이념적으로 야당을 공격하는 구실이 되지 않냐"고 반문했다.

 

진상조사 2차 결과에 따라 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자진사퇴할 수도 있냐는 질문에는 "안타깝게도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며 "왜냐하면 그 선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당사자가 원래 처음부터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처음부터 의문이 제기되었을 때, 조사할 것도 없이 유력한 득표를 했던 후보들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야권연대와 관련해선 "민주통합당 입장에서 보면 야권연대를 하는 것은 대통령 선거를 이기기 위해서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 통합진보당과 연합해서 얻는 표보다, 통합진보당을 싫어하기 때문에 민주당을 찍으려다가 통합진보당과 손잡아서 싫다고 떨어져 나갈 표도 있을 수 있다. 국민 여론에 따라서 민주당이 야권연대를 하든가, 안 하든가 그렇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렇게 당을 혁신하지 못하고 지금까지 해 왔던 구태를 계속 반복하는 당으로 남게 되면 여론이 좋아질 리가 없다"며 "그러면 민주당에서는 야권연대를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게 될 수도 있다. 민주당이 안 하는 것을 선택하는 게 아니고, 국민들에게 못하도록 강요당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울러 "지난 총선에선 야권을 지지하거나 정권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들에서 야권연대를 하라는 요구가 압도적으로 높았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을 것이다. 그래서 당이 잘못 가게 되면 야권연대를 하지 말라는 국민의 명령이 나올 수도 있다. 저는 구 당권파에 속한 분들이 자신들의 행위가 이런 상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당의 대선후보에 대해선 "지금 저희 당은 국민들께 정말 죄송하다. 대선 전략을 논의할 자격조차 의심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먼저 국민들 속에서 대통령 선거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정당임을 최소한 인정받는 행동부터 하고, 그런 다음에 당원 중 누군가 대통령 후보로 나갈지 말지를 논의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