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청약률의 불편한 진실..`54 : 1` 인데 또 모집

중복청약 가능해 상당수 허수

입력 : 2012-06-26 오전 10:37:53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 최근 강남에서 분양에 나서 평균경쟁률 26대1, 최고경쟁률 54대1 기록했던 ‘S' 오피스텔. 청약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이 오피스텔은 여전히 분양을 진행중이다.
 
# “고객님, 5000만원 투자로 매달 1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오피스텔입니다. 00역이 바로 앞에 있어 배후수요가 풍부한 곳입니다” 오피스텔 모델하우스에는 연일 구름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오피스텔 분양상담 전화는 하루에도 몇 건씩 걸려온다.
 
늘어나는 1~2인 수요와 소형주택 중심의 트랜드 변화로 어렵지 않게 수십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오피스텔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인기리에 청약 일정은 마감되지만 분양 광고는 끊이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왜일까? 오피스텔 청약에는 상당수의 허수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주택' 아닌 '업무시설'..중복청약 가능
 
오피스텔은 주거용인 아파트와 달리 업무시설로 용도가 설정돼 있어 중복청약이 가능하다. 즉 한명이 한 단지에 단 하나의 물건에만 청약할 수 있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한명이 여러물건에 동시청약이 가능하다.10개의 물건에 10명이 1000대1의 경쟁률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뜻이다.
 
불황기 유일한 수익처로 오피스텔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오피스텔 청약 맹점은 거품만 부풀리는 역할을 한다.
 
청약자들이 필요한 물건 외에도 다량에 물건에 청약을 해 향후 프리미엄을 붙여 팔거나, 프리미엄이 붙지 않을 경우 계약을 포기해 버리는 사례가 부지기수며, 프리미엄을 붙이기 위해 가수요가 가세해 의도적으로 청약률을 끌어 올리는 경우도 있다.  
 
한 오피스텔 분양관계자는 "임대사업자에게 취득세를 면제해주고, 재산세도 감면받을 수 있게 해줘 오피스텔 인기가 높다"며 "또 용도를 상업시설로 유지할 경우 주택수에도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다량으로 분양받는 사람들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인기에 휩쓸린 '묻지마'식 투자 주의
 
이런 상황 속에서 `오피스텔 청약경쟁률 함정`에 빠져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가온AMC 이정찬 대표는 "수십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하면 검증된 단지로 오해하고 시장에 나온 분양권을 찾는 투자자들이 있다"며 "나중에 세입자을 수익률이 은행이자에도 못미치거나 아예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인기에 편승한 `친구따라 강남가기`식 투자가 아닌 철저한 현장 검증과 수익률 분석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클리코컨설팅 한문도 소장은 "움직일 수 없는 부동산의 특성상 반드시 찾아가서 확인해 보고 인근 시세를 확인하는 등 내 재산 가치를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오피스텔 수익률은 인기 따른 고분양가와 공급량 급증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9년 5.96%에 달했던 서울 오피스텔 평균 수익률은 2010년 5.76%, 2011년 5.56%, 2012년 상반기 5.55%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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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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