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지난 2009년 700억원대 부과세 취소소송을 냈다가 패소 확정판결을 받은 GS칼텍스가 서울고법에 재심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 7일 헌법재판소가 '이미 사라진 조항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는 GS칼텍스의 주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헌재가 헌법소원 심판청구 인용결정을 내리면 그 당사자는 해당 법원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헌재의 위헌결정으로 법원이 적용한 관련법 부칙조항이 실효됐다. 법인세 부과처분은 근거법률이 없으니 원심 판결을 취소해야 한다"며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법인세등부과처분 취소소송의 재심을 서울고법에 청구했다.
GS칼텍스는 1990년 10월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한국증권거래소에 주식 상장을 준비했으나 상장이 어렵게 되자 2003년 12월 자산재평가를 취소했다.
이후 역삼세무서장은 GS칼텍스가 자산재평가를 취소한 날이 속한 2004년 사업연도 법인세 과세표준과 함께 법인세를 신고·납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겼다며 총 707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부과했다.
당시 역삼세무서장은 자산재평가 법인이 주식을 상장하지 않는 경우 자산재평가를 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구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23조를 근거로 이같은 처분을 내렸으나 이 법은 1994년 1월1일자 전면 개정을 통해 실효됐다.
GS칼텍스는 과세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으나 법원은 세무당국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자 GS칼텍스는 "조세감면규제법 부칙 23조가 1993년 법 개정으로 실효됐는데도 대법원이 이를 효력 있다고 보고 세금 700억원을 물리는 판결은 기본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헌재는 "개정 법률의 시행에도 불구하고 해당 조항이 실효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한정 위헌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