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대법원 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사우나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응급실로 후송됐으나 사망한 주모씨의 유족들이 "다섯시간이나 수술을 지체해 사망했다"며 서울대병원을 상대로 낸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되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망인은 내원 전 2006년 뇌동맥류로 인한 뇌수술을 받은 적이 있고 내원 당시 의식수준 혼미, 우측 반신 완전마비 상태였다"며 "이런 경우 의료진은 망인의 상태를 고려해 보전적 치료를 하다가 지연수술을 할 것인지 등 수술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의 상태 파악 및 수술에 필요한 여러 가지 검사를 거쳐 망인의 출혈추정시점 후 약 7시간, 피고 병원 응급실 내원 후 약 5시간이 지나 수술을 한 행위가 진료방법의 선택에 관한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피고 병원 의료진에게 가능한 한 빨리 응급 개두술을 통하여 혈종제거와 뇌혈관우회술을 실시할 의무가 있다는 전제하에 의료과실이 있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의료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판시했다.
숨진 주씨는 2008년 3월23일 밤 10시쯤 사우나에서 정신을 잃은 뒤 후송돼 두시간 뒤인 다음날 0시쯤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서울대의료진은 주씨가 뇌혈관 부분에 이상이 있음을 발견했으나 주씨가 2006년 뇌동맥에 대한 수술을 받은 사실이 있고, 당시 주씨의 상태를 감안해 CT촬영 등 추가 검사를 한 뒤 5시간이 지난 후에 수술을 실시했다.
그러나 주씨는 수술 중 사망했고, 유족들은 서울대병원측이 수술을 지연한 과실로 주씨가 사망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당시 주씨의 상태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검사가 불가피했다며 유족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1,2차에 걸친 CT촬영에서 수술에 대한 필요성이 인정됐는데도 시간을 지체한 과실이 있다며 유족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서울대병원측이 상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