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EU정상회의를 앞두고 대외변수가 산재해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6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사흘 연속 매물을 내놓고 있다.
특히 외국인은 유가증권에서 최근 사흘간 1조원 넘게 팔고 있고 지난 22일 선물시장에서는 1만6471계약을 팔며 일간 순매도 규모로 역대 두번째를 기록하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런 순매도 성향에 대해 "과도한 매수 포지션의 축소 움직임,
삼성전자(005930)의 대규모 이익실현에 대비한 헤지 성격이 강하다"며 "단기적으로 시장을 압박할 수는 있겠지만 과거 사례상 추세전환에 베팅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과거 외국인이 1만3000계약 이상 선물 매도세를 보인 여덟번의 경우에서 저점 확인까지는 시간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지만, 중기 하락추세로 이어진 경우는 단 두번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와 달리 외국인의 자금 성향이 단기 트레이딩 성격을 띠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의견을 내놨다.
단기 트레이딩 성향으로 변하는 이유에 대해 오 센터장은 "외국인 주식비중이 34%로 이미 포트폴리오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한국이 MSCI 선진지수 편입이 좌절돼 이머징 시장으로 남게 되면서 과도기에는 단기 트레이딩이 낫다는 인식을 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외국인의 매도세는 IT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사흘간 외국인은 7500억원어치 매물을 IT업종에 쏟아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유럽사태에 대한 불안감이 IT업종의 실적 하향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반도체업종에 편중돼 있던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외국인의 실질적인 보유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화학, 건설, 조선, 운송, 증권, 보험업종은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