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내민 하나은행'..전업계 카드사 재기 기회 '잡았다'

입력 : 2012-06-27 오후 3:26:10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으로 힘겨운 경쟁을 벌여오던 전업계 카드사들이 드디어 재기의 기회를 잡았다.
 
은행과 전업카드사의 업무협약(MOU)으로 은행계좌이용에 대한 불편과 영업망이 적다는 전업계 카드사의 약점이 제거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은행계좌이용을 통한 전업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은 물론 은행창구에서 전업카드사의 신용카드 발급도 가능해지면서 전업 카드사들의 경쟁력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업사 "전국단위 창구 영업망로 확보"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하나은행과 영업망 상호 이용에 관한 업무협약을 지난 1일 체결했으며, 이번 주 중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창구에서 현대카드 발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롯데카드는 다음 주에 하나은행 계좌를 이용한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창구 발급에 대해서는 협상 중에 있다는 게 롯데카드 측의 설명이다.
 
삼성카드 역시 "계좌이용을 포함한 업무협약에 대해 하나은행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전업계 카드사에 계좌이용과 함께 영업망 확대를 위한 마케팅 전략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업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지난 10여년 간 카드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최근 가계부채 문제가 심화함에 따라 금융당국은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을 추진했고, 계열 은행계좌 이용이 가능한 신한, KB국민, 하나SK카드 등에서만 체크카드를 쏟아냈다.
 
이들은 은행계좌 이용 등으로 은행과 연계한 상품 출시가 전업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손쉽기 때문이다.
 
반면 은행 계열사가 없는 현대, 삼성, 롯데 등 전업 카드사는 체크카드 결제금액의 0.5% 가량을 은행계좌 이용 수수료로 지불하고 있어, 0.2% 수준인 은행계 카드사에 비해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위기를 맞은 전업사들이 하나은행의 적극적 마케팅으로 다시 두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제휴로 전업카드사의 구조적 취약점인 전국단위의 창구 영업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의 650여개 하나은행 영업점을 통해 연간 25만명 이상의 신규회원을 유치할 것"으로 예상했다.
 
◇은행계 카드사 "영향 불가피"
 
반면 은행계 카드사들은 다소 초초한 분위기다. 전업계 카드사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만큼 은행계 카드사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좁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은 신용카드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체크카드 활성화를 추진하고 카드사들의 과도한 마케팅을 규제했다.
 
은행계 카드사는 이 틈을 노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기능을 겸한 하이브리드카드 등 은행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연계 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은행계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당국 쪽에서 가계부채 문제로 전반적인 리스크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추진하는 체크카드는 은행계 카드만의 강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전업카드사와 업무협약 체결을 이어가면서 은행계 카드사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현대카드의 업무협약으로 하나SK가 받는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이 같은 경쟁체제에 대비해 상품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왔다"고 전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은행과 전업 카드사간의 협약이 이어지면 은행계 카드사가 받는 영향은 없을 수 없다"며 "다만 이번 하나은행의 업무협약은 이제 막 입지를 넓혀가는 하나SK카드에는 상당한 영향이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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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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