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화물연대가 파업 사흘째인 27일 정부와 협상 테이블에서 만났다.
화물연대의 실질적인 교섭과 끝장토론 요청으로 이루어진 자리다. 화물연대는 정부에 교섭 내용이 간략히 담긴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물동량이 반토막나는 등 피해가 기하급수로 늘고 있어 이번 교섭 결과에 각계의 촉각이 쏠려있는 상태다.
27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밤 10시 기준 운송거부 차량은 모두 2340(20.9%)대로 집계됐다. 전날 같은 시간에는 1767대의 차량이 운송을 거부했었다. 2008년 파업 둘째 날 운송 거부율이 71.5%였던 것을 감안하면 당시에 비해 파업 확산은 더딘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항은 999대로 전날보다 17대가 늘었다. 인천항은 전날 184대가 운송을 거부하고 있다.
전체 운송 거부 차량중 화물연대 가입차량은 1022대(43.7%)며 나머지는 비가입 운전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파업 동참자가 증가하면서 물동량은 절반대로 뚝 떨어졌다.
전국 13개 물류거점의 하루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평소 대비 50.5%인 3만6702TEU에 그쳤다.
반면 컨테이너 장치율은 44.4%로 평시(44.5%)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수송 차질에 따른 피해는 아직 그리 크지 않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이날부터 군위탁 컨테이너차량 100대를 부산항(55대), 광양항(5대), 의왕ICD(40대) 등에 투입했다.
화물열차는 평시(290회)에 비해 8.3%(24회) 증회한 314회 운행하기로 했다.
이 같은 비상 대책 운영에도 불구하고 파업 장기화 될 경우 물류 대란은 피할 수 없다. 게다가 건설노조와 택배업계가 줄줄이 파업을 예고하고 나서 정국 불안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날 첫 교섭이 이번 파업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 국토해양부 별관 대회의실에서 첫 교섭을 시작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표준운임제, 화물노동자 권리보호책, 과적 근절대책 등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다.
화물연대는 여전히 법적 구속력을 지닌 표준운임제와 운송업체 교섭 참여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화물연대가 요구하는 표준운임제는 사실상 도입이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강범구 국토부 물류항만실장은 "화물연대가 추가로 요구하는 것들 중에는 적극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다"며 "특히 표준운임제의 경우 오늘 양측이 만나도 해결되기는 힘들 것 같고 상대편에서 민주당 의원입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운송료 인상안에 대한 부분은 대화의 자리가 마련돼 조정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25일 새벽 발생한 화물연대 미가입 운전자 차량 27대 방화사건과 관련, 목격자를 확보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