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SK(003600)그룹이 내달 1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지 5주년을 맞는다.
SK그룹은 지난 2007년 7월1일 현 체제로 전환한 뒤 지배구조, 사업 다각화, 재무구조 등에 있어 혁신을 이루며 매출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최태원 '발로 뛰는 경영'.. 매출 100조 시대 열어
SK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인 121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주회사 출범 직전 연도인 2006년과 비교하면 78.8% 늘어나 출범 5년 만에 매출액이 2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76% 증가했다.
최태원 회장의 '발로 뛰는 경영'도 한몫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은 지난 2월 중국의 시노펙, 영국 BP등과 함께 중국 충칭에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대형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조성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 6월 초에는 터키 도우쉬와 5억달러 규모의 공동투자 펀드 조성과 전자상거래(e-Commerce) 합작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이끌어냈다.
◇내수형에서 수출형으로..소극적 투자는 아쉬움
지주회사 출범 이후 SK그룹의 변화 중 하나는 내수기업 이미지에서 수출형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그룹내 제조업(SK하이닉스 제외) 부문의 수출은 지난 2002년 5조원대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45조5000억원으로 전체매출 비중의 62%를 차지했고, 올해 1분기에는 70%를 돌파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로 따지면 10.5%에 해당한다.
SK는 매년 투자를 통해 일자리도 늘려왔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총 투자는 지난 2006년 6조2000억원에서 올해에는 19조1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무자원 산유국 프로젝트' 개발에 2조1000억원 투자를 늘렸다.
일자리도 늘어났다. 2006년 3만명 수준에서 SK하이닉스 인수 후 7만명을 넘어섰다. 그룹 차원으로는 2006년 1700명에서 올해 7000명으로 채용을 확대키로 했다.
그러나 하이닉스 인수 외에는 이렇다 할 투자가 없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국내 10대 그룹 중 사내유보금 증가율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할 뿐만 아니라 실제 설비와 R&D 등투자에는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다 최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형사재판까지 받는 상황에 몰린 건 그룹으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경영 일선을 누비던 풍부한 활동력이 반감됐던 이유기도 하다.
◇SK그룹 지주회사 출범 전후 변화
한편 최 회장은 지주회사 출범 5주년을 맞아 "최근 해외출장 중 각국 정상과 재계 리더들이 SK의 위상과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을 보고 더욱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됐다"면서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SK가 글로벌 톱티어(Top-tier) 수준의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