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앞으로는 해외에서 걸려오는 모든 국제전화 앞에 '00X' 같은 국제전화 식별번호가 붙는다. 또 내년부터는 해외에서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의 전화번호를 사칭해 걸려오는 전화는 사실상 차단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발신번호 변작방지 가이드라인'을 채택하고 다음달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수신자 단말기 화면에 뜨는 모든 해외발신 국제전화번호 앞에 001, 002, 005, 006, 008, 009, 00755, 00770 등의 국제전화 식별번호가 붙는다.
이는 보이스피싱이 대부분 해외에서 걸려온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또 가족 등 지인들 번호로 발신번호를 조작한 경우에도 해외에서 걸려온 국제전화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휴대전화 화면에 '엄마'라는 애칭이 뜨더라도 '국제전화입니다'라는 메시지와 번갈아 노출되도록 했으며, 번호에도 00X 등의 식별번호가 붙게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전화단말기 창에 연락처 애칭이 뜨더라도 발신번호 자체를 꼭 확인해야 한다"며 "그 번호가 '00'으로 시작한다면 해외에서 걸려오는 전화이므로 보이스피싱에 대비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해외에서 국내로 걸려오는 전화번호가 경찰성, 금융감독원 등 국내 공공기관의 전화번호로 변경된 경우에 해당 전화통화 자체가 차단된다.
또 다음달부터 통신사업자들은 수신자의 전화단말기 창에 송신자의 발신 전화번호를 바꿔 표시되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다만 112, 119 등 공익을 목적으로 하거나 080 무료전화, 15XX 대표번호 등 수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등 방통위가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할 때에는 발신번호를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방통위는 이러한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보이스피싱 유관기관과 추진하기 위해 '발신번호 변작방지 대응센터'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설치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예산확보를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다.
설치될 대응센터는 차단할 전화번호 데이터베이스(DB)관리, 유관기관간 신고정보 공유시스템 구축 관리, 통신사업자의 기술적·관리적 조치 이행 지원업무 등을 내년부터 수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