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메모리 반도체(D램·낸드플래시) 생산력을 대폭 끌어올리며 세계 반도체시장 독주체제를 구축한 삼성전자와의 2강 굳히기에 나섰다.
29일 청주 M12 라인을 본격 가동한 SK하이닉스는 주요 생산기지 중 하나인 청주공장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력을 전년대비 30% 이상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번에 준공된 M12 라인은 300㎜ 웨이퍼 기준 월 4만장 규모의 생산이 가능한 초대형 공장으로 메모리 반도체, 특히 D램 시장 공략의 요충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M12 라인은 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D램 생산에 할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은 일부 특화된 공정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비슷해 용도 전환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M12는 낸드플래시를 주력으로 양산하는 라인이지만 D램 혼용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시황에 따라 생산 비중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M12는 지난 2008년 8월 복층으로 준공된 청주 제3공장 내 M11 상층에 위치한 라인으로 2011년 10월 클린룸 공사에 착수했다. 이후 공사 일정을 계획 대비 2개월 가량 앞당기며 올해 4월부터 장비반입을 시작해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 M12 라인가동을 통해 SK하이닉스는 IT기기의 급격한 모바일화와 고용량화로 인해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반도체 시장 환경에 대응하는 한편,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기술개발과 협력 등에도 더욱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편 반도체업계에서는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3강 체제'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29일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가 기정사실화됨에 따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2위 경쟁’이 보다 격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모바일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점유율 53.8%로 독주체제를 굳힌 가운데 SK하이닉스(20.8%), 엘피다(17%), 마이크론(5.4%)이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하지만 마이크론의 엘피다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마이크론은 총 점유율 23.4%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위기를 감지한 SK하이닉스도 최근 연구개발 및 생산라인 증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2위 수성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미국의 컨트롤러 업체인 LAMD 인수와 이탈리아에서의 연구소 개소, 일반 소비자용 SSD 출시 등도 이 같은 맥락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M12 라인 준공식에서 “현재 경영환경을 지켜보자면 성장보다 생존을 먼저 얘기해야 하는 시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움츠러들기보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앞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내딛고자 한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권오철 사장도 기념사를 통해 “청주 사업장이 M8과 M11에 이은 M12 준공으로 SK하이닉스의 종합 반도체 기지로 발전하게 됐다“며, “SK하이닉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M12를 세계 최고의 팹으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