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독일 의회가 신재정협약과 유로안정화기구(ESM) 설립을 승인하며, 유로존 위기 해결에 힘을 보태겠다는 뜻을 밝힌 가운데 국내의 반발 여론에 직면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일부 정당과 민주시민단체는 독일 하원의 신재정협약 비준안과 ESM 설립안 승인에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독일의 한 민주 시민단체는 이날 독일 하원의 결정에 반대한다는 1만2000명의 서명을 카를스루에 연방 법원에 제출했다.
메르켈이 이끄는 사민당의 자매당 격인 기독교사회연합과 야당인 좌파당 역시 의회 비준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소송을 청구했다.
이들은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 "ESM과 신재정협약은 민주주의 원칙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새로운 법안은 유럽 통합을 위한 독일 헌법의 내용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법안은 국민투표를 통해서만 승인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법원은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에게 두 개의 법안에 대한 사인을 잠시 보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법안들은 법원이 판결을 내릴 때까지 그 효력이 정지된다. 이에 따라 ESM 가동이 늦춰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앞서 독일 하원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표결에 참가한 608명의 의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인 491명이 찬성표를 던져 신재정협약을 비준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강력히 주장해온 신재정협약은 영국과 체코를 제외한 25개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서명을 했지만 정작 독일에서는 비준을 받지 못했었다.
이와 함께 하원은 이달 출범하게 되는 ESM 설립안도 통과시켰다. ESM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신하는 영구적인 구제기금이다.
신재정협약과 ESM 설립안은 최종 채택을 위해서는 상원에서도 정족수의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가운데 국내의 거센 반발 여론으로 독일 정치권은 다시금 암초에 직면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