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올 3분기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 문턱이 더욱 높이질 전망이다.
4일 한국은행이 지난달 11일부터 21일까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제외환 16개 국내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올 3분기 국내은행들의 대출태도지수는 전분기보다 4포인트 하락한 3을 기록했다.
대출태도지수는 0을 기준으로 100과 -100 사이에 분포하며 이 지수가 높을수록 은행이 대출에 적극적이라는 의미다.
이 가운데 3분기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전분기보다 3포인트 하락한 6을 기록했다.
3분기 은행의 가계일반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와 동일했고, 대기업 대출태도지수는 3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내렸다.
반면, 가계주택에 대한 은행의 대출태도지수는 기준치인 0으로 전분기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최병오 한은 거시건전성분석국 조기경보팀 과장은 "지난번 금융위기 당시 은행 내부적으로 취약한 부분에 대한 부실 등으로 중소기업과 가계에 대한 은행의 대출 완화기조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신용위험은 기업과 가계 모두 큰 폭으로 악화됐다.
3분기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지수는 44, 대기업은 13으로 전분기보다 각각 13포인트, 10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지난 2009년 3분기(31)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는 내수경기 둔화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등 경기민간업종뿐 아니라 수출여건 악화로 제조업체의 신용위험도 상승할 우려가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 역시 유로지역의 재정위기와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에 따른 수출둔화 우려 등으로 신용위험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계부문은 가계부채 누증, 소득여건 악화 등의 영향으로 소득을 통한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되는데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대출의 담보력 저하로 신용위험이 전분기 22에서 38로 상승했다.
은행들의 높은 대출 문턱에도 기업과 가계의 대출수요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의 대출수요는 내수부진, 수출둔화 등으로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창출능력이 떨어지면서 운전자금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기업 역시 자금수요 위축이 예상되는 가운데 유로지역 불확실성으로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대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가계의 대출수요는 주택경기 부진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반자금은 생활자금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