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상환기간을 장기화해 조금씩 대출을 갚아 나가게 해야 한다"(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5.10 대책 후속조치 등이 조속히 추진되면 시장이 어느 정도 반응할 것 같이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저소득층, 자영업자 및 제2금융권 등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의 허덕임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서는 순차적 대출상환과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를 위한 후속 대책의 조속한 시행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마디로 개인과 정부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개인들은 대출로 산 주택이 더 이상 자산이 아니라 점을 인식해야 하고, 정부는 장기적으로 고용창출 확대 등을 통한 소득개선과 단기적으로 부동산 활성화 방안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가 바닥 근처까지 내려왔지만 아직 바닥을 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때문에 올 연말까지는 부동산 시장을 필두로 국내경기가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가계부채 부실은 심화될 것으로 보여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가계부채.."아직 연착륙 기회는 있다"
우선 가계부채 문제는 한국은행의 금리정책 실기에서 출발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높여 가계대출 심리를 떨어뜨렸어야 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금리정책으로 해결하기는 어려워졌지만 아직까지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 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은 남아 있다.
정부의 중장기 대책과 단기 처방들이 잘 이뤄진다면 안정적으로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것.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자들이 소득증가로 빚을 갚는 것은 쉽지 않다”며 “지금 시점에서 금리조정으로 가계부채를 잡으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미시적인 정책들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금융권에서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에 대해서는 연장과 대출 상환기간을 장기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박 연구위원은 “상환기간을 장기화해 조금씩 대출을 갚아 나가게 해야 하며 금융권에서는 고객에게 최대한 대출을 갚으라고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거래 활성화 대책도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취득세 감면과 함께 분양가 상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완화 등 정부가 추진하는 제도에 대한 관련 법안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김리영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거래 활성화는 대내외적인 경제여건이 개선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전에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5.10대책 후속조치 등이 조속히 추진되면 시장이 어느 정도 반응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 부채가 자산의 60% 넘지 않도록 관리 필요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의 총량 축소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취약한 저소득층 및 자영업자 및 제2금융권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출을 써야 하기 때문에 부실 우려가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대출상환이 어려운 자영업자나 저소득층에 대한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대출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고 연체율 등 리스크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 방안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 대출을 받은 개인도 소비와 악성부채를 줄이려는 노력을 통해 부채가 자산의 60%를 넘지 않도록 관리를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기웅 경제정의실천연대 간사는 “대출을 많이 받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자기소득대비 부채비율을 최적화 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산층 이상의 경우 자기 부채에 대한 관리를 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의 경우 저축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정부문 정부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근 금융당국이 서민금융지원 문턱을 낮추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금융위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소액대출과 채무조정(만기연장, 이자감면 등)을 유지하고, 불법사금융 피해자에 대한 저금리 대출을 늘리기로 했다.
또 학자금 전환대출(대학생), 뉴마켓론(영세상인), 바꿔드림론(다중채무자 등)을 확대하고 보다 다양한 서민대대출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직능별 미소금융 대출 종류는 현재 21개에서 하반기 중 31개로 늘리고 지역사회와 연계 및 협력하는 미소금융 운영위원회도 14개 지역에서 59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같은 금융지원을 각 지자체와 함께 만든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통해 지원 받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