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LG전자가 구글의 '젤리빈' 레퍼런스폰 제작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양사의 돈독한 관계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5월 미국에서 구글TV를 출시하는 등 최근 들어 구글과의 협력관계가 더욱 끈끈해지는 분위기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66570)는 구글 안드로이드의 최신 운영체제(OS) 4.1버전인 '젤리빈' 레퍼런스폰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퍼런스폰이란 안드로이드 OS를 적용한 단말기 제조사들에 기준을 제시하기 위한 제품을 말한다. 반면 휴대전화 제조사 가운데
삼성전자(005930)와 HTC만 레퍼런스폰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기회는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LG전자도 젤리빈을 통해 처음으로 래퍼런런스폰 제작 기회를 거머쥐게 됐다. 초기엔 스마트폰 초기 대응에 실패했지만, 지금은 구글로부터 제조 역량을 인정받을 정도로 상황이 진전됐다는 얘기다.
증권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젤리빈 레퍼런스폰 제작에 나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박성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판매를 제외하고, 제조에서는 구글이 파트너로 선택할 정도로 역량이 향상됐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남곤 동양증권 연구원도 "구글은 제품 기술력도 없이 자신들의 명성에 기대려는 회사에 레퍼런스폰 제작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며 "LG전자가 구글로부터 스마트폰 제조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특히 LG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OS인 '윈도폰8' 진영에서 발을 뺀 것에 주목했다. LG전자가 삼성전자와 HTC가 안드로이드와 윈도폰8을 동시에 취하는 전략과 달리 안드로이드에 집중하기로 한 것은 구글과의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LG전자와 구글의 만남은 TV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5월 '구글TV 2.0' OS를 탑재한 구글TV를 출시했다. 기존 1.0 버전은 소니를 통해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LG전자로 파트너를 교체한 것이다. 이 역시 구글이 LG전자가 보유한 TV분야의 기술력을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 연구원은 "구글도 애플과 마찬가지로 스마트폰과 TV, 백색가전 제품 등을 엮어 홈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LG전자의 경우 TV와 백색가전 양쪽에서 기술력과 성과가 좋기 때문에 홈네트워크 체제 구축을 하는 데 좋은 파트너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LG전자가 구글과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한 것은 스마트폰과 스마트TV에서 초기 대응에 실패했던 스마트폰의 전철을 밟지 않겠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젤리빈 레퍼런스폰과 구글TV 출시가 당장 판매량 증대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기술 선점의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과거 스마트폰 대응 늦어지면서 고전한 전례가 있어 구글과의 협력에 더욱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고 있다"며 "LG전자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으로 굳어지고 있는 양강 체제를 3강체제로의 재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