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집 한채로 평생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의 가입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주택매매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고, 전망도 어두워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주택연금은 만 60살 이상(부부 모두)의 고령자가 9억원 이하의 집을 담보로 맡기고, 사망시까지 매월 연금방식으로 생활자금을 대출받는 금융상품이다.
예를들어 3억주택을 소유한 65세 소유주가 종신지급방식의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평균 85만원을 매월 평생 받을 수 있다. 나이가 많을수록 지급액은 늘어난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6월말 현재, 올 들어 수도권 주택연금 가입자수는 1830건으로 집계됐다. 도입 첫 해인 2007년 393건, 2008년 556건으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던 주택연금은 금융위기와 함께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2009년 884건, 2010년 1547건, 2011년에는 2160건으로 급증한데 이어 올해는 6개월 만에 2000건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 2일부터 일시인출한도 확대 등 제도개선 노력과 자녀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안정적으로 연금을 받아 생활하겠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주택연금 가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수도권 내 주택 시장 장기침체가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에 한몫했다.
도입 초기 집에 대한 애착이 유달리 많은 우리 정서를 감안할 때, 가지고 있는 집을 맡기고 연금을 받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주택시장 침체에 이은 가격하락과 매매 실종으로 가입자가 늘고 있는 것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07년 4.0%, 2008년 2.9% 상승했던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2009년 0.7%로 오름세가 둔화됐고, 2010년 -2.9%로 하락전환됐다. 2011년 0.4%(서울-0.4%, 인천-2.2%, 경기 1.6%) 소폭 상승했으나 2012년 -1.4%로 하락 중이다.
임대주택연구소 한문도 소장은 “주택가치에 비례해 주택연금 월 수령액과 기간이 결정되기 때문에 마땅한 노후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주택소유주들이 조금이라도 주택가치가 높을 때 연금을 신청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1~6월까지 전국에서 총 2379건이 신규로 취급돼 지난해 같은 기간(1336건)보다 78.1% 증가했고, 하루 평균 가입은 지난해 11.0건에서 올해 19.3건으로 75.5% 증가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이런 가입추세라면 다음달 중 총가입건수 1만건을 돌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