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강남·송파·서초 등 버블세븐 지역에서도 고령화 인구 급증,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불안감으로 주택연금 가입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른바 '부동산 부자'들도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과 노후 불안이라는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주택연금은 이미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삼아 대출금을 장기간에 걸쳐 매월 나눠 받는 상품을 말한다. 즉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아 장기간에 나눠 갚는 주택담보대출(모기지론)과는 정반대 개념이다.
2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거주자의 지난해 주택연금 신규가입 건수가 130건으로 제작년(106건)보다 22.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지역의 연도별 주택연금 가입건수는 주택연금이 처음 출시된 지난 2007년 18건을 기록한 이후 2009년 71건으로 급등한 바 있다. 이후 2010년 106건, 2011년 130건으로 신규가입건수가 급격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서울 지역을 대표하는 부촌의 주택소유자들이 노후 불안에 시달리는 것은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인한 가격 하락과 상승 기대감 저하, 고령화 인구 급증 등이 꼽힌다.
부동산1번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해 강남권 아파트값 연간변동률은 강남구는 -3.34%, 송파구는 -2.90%, 강동구는 -5.06%를 기록했다.
박인숙 부동산1번지 팀장은 “강남권 부자들도 굳이 아파트를 갖고 있어봐야 노후에는 크게 도움이 안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예전 같은 부동산 급등 기대감이 꺾인 상태에서 고령화 인구가 크게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60세 이상 인구(25일 기준)는 2009년 136만462명에서 2010년 141만7601명, 2011년 147만616명으로 2년 사이 10만명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연령층도 마찬가지로 2년전 89만9373명에서 10만명 가량이 증가한 98만6596명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가족부양과 자녀교육 등으로 노후준비를 미처 하지 못한 고령층이 주택을 노후 보장수단으로 여기기 시작한 것"이라며 "별다른 소득 없이 주택만 갖고 있다면 주택연금으로 생활비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입자수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연금은 지난해 2936명이 새로 가입해 누적가입 건수는 7286건에 달한다. 미국의 정부 보증 역모기지론(HECM)이 1989년 출시 이후 4년 동안 3529건 가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확산 속도가 두 배 가까이 빠른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