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업계, 2분기도 '한숨'..OCI '영업익' 75% 급감 전망

입력 : 2012-07-20 오전 10:21:39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태양광 업황이 장기적인 침체 국면을 맞으면서 2분기 실적 역시 고전이 예상된다.
 
당초 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부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판단했으나 과잉공급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실적을 짓누르는 고질적 문제로 고착화 되는 분위기다.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OCI(010060)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평균 추정치)는 88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에 비해 무려 75. 47%나 감소한 것이다.
 
매출액 컨센서스도 9074억원인 것으로 나타나 같은 기간에 비해 22.51% 줄었다. 지난해부터 폴리실리콘의 가격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OCI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탓이다.
 
태양광 시장 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초 폴리실리콘 가격은 ㎏당 71달러였으나 이달 18일 가격은 21.52달러였다. 1년 반만에 가격이 70%나 주저앉은 셈이다.
 
이같은 가격 폭락은 지난해 내내 태양광 업계를 괴롭혔던 공급과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소되고 있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 폴리실리콘 가격이 심리적 저항선인 30달러대에 진입하면서 중국의 중소형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는 등 일련의 조치를 취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급과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단계로까지 접어들지 못했다. 일본과 중국, 미국 등에서 태양광 발전 설치가 증가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려진 때문이다. 수요 증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업황 회복의 복병으로 작용한 셈이다.
 
민경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과 중국의 폴리실리콘 수요 호조에 대한 기대로 최근 들어 구조조정의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며 "폴리실리콘은 투자비용 뿐만 아니라 퇴출비용도 크기 때문에 업체들이 가동중단에 쉽게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중소규모 폴리실리콘 업체의 구조조정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수요가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며 "당분간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 계속돼 OCI는 올해 하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라고 예상했다.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웅진에너지의 2분기 추정 영업이익은 11억원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적자전환이 예상된다. 매출도 790억원으로 집계돼 같은 기간보다 2.0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웅진에너지의 2분기 예상 실적을 더 낮춰 잡았다. 정 연구원은 매출 550억원, 영업손실 19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에 비해 매출은 18.7% 늘고, 영업이익은 1.8% 감소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웅진에너지(103130)의 2분기 연속 적자는 올해부터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 기술을 적용해 웨이퍼 생산에 나선 것이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이아몬드 와이어 소어는 시작 초기 단계라 수율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비용이 상당 부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잉곳 위주 생산에서 웨이퍼로 발을 넓히면서 웨이퍼의 판가 하락분도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한화케미칼(009830) 역시 2분기 태양광 사업에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된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 부문의 매출은 2070억원, 영업이익은 26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4분기 1518억원(매출 1837억원), 올해 1분기 410억원(매출 1410억원) 적자를
기록한 것에 비하면 개선되고 있지만, 적자 상황 탈출은 요원한 상황이다.
 
김태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 적자 폭은 줄일 수 있겠지만, 업황 회복 속도가 느린 탓에 3분기와 4분기에도 적자는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대표 태양광 업체들의 부진한 성적표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태양광 발전 설치 수요는 32.1기가와트(GW)다. 이를 기준으로 폴리실리콘의 수요를 환산하면 18.6만톤이 필요하다.
 
하지만 세계 폴리실리콘의 생산능력은 올해 연말까지 45만~50만톤 수준으로 늘어갈 것으로 예상돼 수요와 공급이 거의 두배 이상 벌어지는 불균형 상태가 지속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 판매는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지만, 제품 가격의 하락세가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하반기에도 힘든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과잉이 완전히 해소되려면 적어도 내년 정도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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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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