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인고의 시절'..2분기 선방

입력 : 2012-07-26 오전 11:10:02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SK하이닉스(000660)가 반도체 시장 '인고의 계절' 속에서 비교적 선방한 2분기 실적을 내놓으며 3분기 연속 적자의 고리를 끊고 흑자전환했다.
 
26일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매출액 2조6320억원, 영업이익 230억원(영업이익률 1%)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에 걸쳐 적자를 기록하다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지만, 이자 비용과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 관련 손실 등을 반영해 53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약간 밑돈 것에 대해 2분기 낸드플래시 수요 침체가 예상보다 큰 악재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비교적 견조한 D램 및 MCP 부문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매출 부문에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한 성적을 내놓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대해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이 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PC향 제품가격이 상승했고 고부가가치 제품의 가격도 안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전히 낸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D램은 7%, 낸드플래시는 9% 증가했다. 평균판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D램은 7% 상승했지만 낸드플래시는 무려 19% 하락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도시바를 비롯해 삼성전자 등 주요 제조업체들이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줄이고 있고, SK하이닉스 또한 당초 계획한 증산을 자제하는 흐름"이라며 "이로 인해 낸드 산업이 안정화될 수도 있지만 역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 측도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감산이 3분기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4분기에도 전통적으로 낸드 수요가 줄어들어 낸드플래시 가격이 다시 오르기 어렵지 않나 예상하고 있다"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반면 중국 시장에서의 모바일 D램이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용처가 점점 다각화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호재다.
 
거시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울트라북 확산, 윈도우8 및 신규 스마트폰 모델 출시 등에 따른 수요 증가로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상황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3분기 제품 성수기 진입에 따른 수요 증가와 모바일 D램 38nm(나노미터), 낸드플래시 20nm 등의 본격적인 미세공정 전환으로 원가 절감이 지속, 영업이익 개선 기조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김지범 SK하이닉스 마케팅본부장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기존의 PC 메모리 중심에서 점차 모바일 D램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업계가 내놓은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분기 컨센서스 대비 388.81% 급증한 3150억원으로 나타났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2분기 실적은 크게 나쁘거나, 크게 좋은 성적도 아닌 반도체 업황에 부합한 예상치 수준"이라며 "다만 3분기에도 낸드 가격 하락세는 멈추겠지만 이렇다할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모바일 D램 호황에 따라 3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황민규 기자
황민규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