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수현기자] 통합진보당의 이청호 부산 금정구의원이 26일 이석기 의원이 대표를 지낸 CNP(현 CNC)에서의 회계부정을 고백하는 자필 진술서를 공개해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4.11 총선이 끝난 뒤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총무실장이 각 캠프의 회계책임자들에게 "CNP와 합의해 가격을 최대한 부풀리라"고 지시했다는 것.
이 구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익명의 제보자가 자필로 쓴 양심고백 진술서에 이같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이 구의원이 공개한 진술서에 따르면 광주시당 총무실장은 중앙선관위에서 제공한 '선거비용 보전 안내서'라는 책자를 보여주며 제한된 금액까지 선거비용이 보전되니 참고해서 최대한 높게 협상가를 제시하라고 했다.
진술서에는 부풀리기의 최우선 고려대상이 유세차, 공보물과 같이 가격대가 높아 '통으로 부풀릴 수 있는 것'들이며, 부풀릴 수 있는 금액은 500만원 혹은 그 이상도 가능하다고 적혀 있다.
또한 CNP와 거래한 캠프 관계자들이 선관위의 가이드라인을 참고하여 각자 최대한 보전받을 수 있는 금액을 산출하고, CNP와 전화상으로 협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털어놓고 있다.
이는 앞서 언론을 통해 보도가 됐던 CNC의 선거비용 부풀리기 '매뉴얼' 논란을 뒷받침하는 관계자의 '양심선언'이라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이석기 의원이 운영하던 업체의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구체적 증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CNC측은 검찰의 수사와 매뉴얼 논란이 났을 때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한 바 있다.
한편 이 구의원은 회계부정에 이어 유령당원 논란에 대한 증거도 폭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총선 당시 광주에는 200여명의 유령당원이 있었다는 것.
이 구의원은 명부를 제공한 이가 200여개의 사례 가운데 83를 제공했다며 유령당원의 유형으로 ▲동일 주민번호 8쌍 16건 ▲성별오류 36건 ▲같은 주민번호 17건 등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주민번호 앞자리 7개가 000000인 경우도 찾았다"며 "지난 공청회에서 이정희씨 등 패권파는 이들이 공무원 등 특수직 종사자라고 해명했지만 확인한 결과 기아자동차, 금호고속 등 일반직에서 근무하더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령당원과 대리투표, 당비대납이 없었다는 패권파의 해명은 거짓"이라며 "광주의 유령당원들이 지난 비례경선에서 이석기 의원 대리투표에 동원됐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검찰로 가서 담당자를 만날 것이다. 당원명부는 줄 수 없지만 회계부정은 제보자의 안전이 보장되면 자필 진술서 원본도 넘길 수 있다"고 말해, 수사를 촉구할 것임을 짐작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