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쌍용건설 최종견적서 제출..무리한 인수 추진

헐값 매각, 이종기업간 시너지 제한 등.."회의론 적지 않아"

입력 : 2012-07-30 오후 5:40:14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이랜드가 쌍용건설(012650) 매각과 관련한 최종견적서를 제출했다.
 
30일 캠코에 따르면 최종 견적서를 접수한 결과 이랜드만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로써 캠코는 이랜드와 수의계약 방식으로 거래를 진행하게 된다.
 
일단 현재로서는 2000억원선에서 매각가격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금액은 지난 2008년 동국제강이 우선협상자에 선정됐을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쳐 기업가치를 절반으로 깎아먹은 대주주 캠코의 역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쌍용건설의 매각 회의론도 힘을 얻고 있다. 이종기업간 시너지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이유 이외에 캠코가 헐값에 굳이 지금 쌍용건설을 팔아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랜드, 의욕은 높은데..
 
업계 등에서 지적하는 이번 매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종기업간 시너지효과가 떨어진다는 것.
 
실제 대우건설(047040)을 인수한 금호그룹은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되팔았던 전례가 있고, 웅진그룹도 극동건설 인수 후 늘어나는 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해 그룹내 알짜계열사인 웅진코웨이 매각을 추진하기도 했다.
 
특히 효성그룹에 인수된 진흥기업(002780), 프라임그룹에 넘어간 동아건설, LIG그룹에 인수된 건영건설(현LIG건설)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실정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가 이랜드건설이라는 계열사를 통해 오피스텔과 아파트형공장 등을 시공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며 "건설업 자체의 이해도가 떨어지거나 역량이 부족한 곳이 건설사를 인수할 경우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랜드의 쌍용건설 매각자금 확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킴스클럽마트를 매각해 보유하고 있는 4000억원 내외의 현금과 이랜드패션 차이나홀딩스의 홍콩증시 상장으로 유입될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이랜드의 중국법인인 차이나홀딩스의 홍콩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지분 20%를 상장전 기업공개를 통해 매각하겠다는 의도지만 매각에 성공한다고 해도 실제 자금이 유입되기까지는 어느정도 기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 필요한 자금을 손에 넣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킴스클럽을 신세계에게 매각해 보유했던 4000억원 규모의 현금도 동아백화점과 그랜드백화점(강서점), 만다리나덕 등 지난해까지 11개 업체를 인수하는데 소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결국 쌍용건설을 인수할 만한 자금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결론.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쌍용건설 인수와 관련해서는 하루 아침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계획해 추진하는 것"이라며 "자금마련과 관련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악의 타이밍..기업가치 절반으로 떨어진 지금이 최적기?
 
사정이 이런데도 캠코는 이랜드의 가격조건만 맞으면 수의계약에 착수할 방침이다. 빠르면 이번 주내로 이랜드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한다는 입장이다.
 
캠코 관계자는 "최종견적서 접수를 진행한 결과 이랜드만이 참여했다"며 "금주내 우선협상자로 선정 후 수의계약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가격이 떨어질대로 급락한 상황에서 급하게 팔기 보다는 먼저 쌍용건설을 정상화 시킨 후 매각에 나서는 방법이 더 현명하다는 주장이다.
 
특히 최근 개정된 공적자금상환기금법에 따라 주식 등 현물상환도 가능한 만큼 캠코가 무리하게 헐값에 매각을 추진하기보다는 주식 등으로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랜드가 인수를 하더라도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서는 쌍용건설의 가치가 올바르게 매겨지는 게 바람직하다"며 "헐값매각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인 만큼 캠코나 쌍용건설 모두에 득이 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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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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