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건설 경기 침체로 인한 업계의 경영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새롭게 발표된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시평) 결과에 대한 반응도 양갈래로 나뉘는 모습이다.
빅5 또는 빅10에 신규로 진입하거나 밀려난 몇몇 건설사들은 희비가 엇갈렸지만 10위권밖 대다수 기업들에게 시평은 더 낙담할 것도 기대할 것도 없는 남의 집 잔치일 뿐이라는 반응이다.
올해 발표된 시평 결과는 그룹사 위주의 상위권 독식과 경영난 중소사들의 순위 하락으로 요약됐다. 특히 시평 3위를 쟁취한
대우건설(047040)과 톱10에 첫 진입한 두산중공업에 관심이 쏠렸다.
올들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돌입한 중소건설사들이 속출한 기업의 시평 순위가 일제히 하락한 것은 당연지사.
이달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환기업(000360)은 31위에서 29위로 밀렸다. 올들어 워크아웃 졸업에 실패하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우림건설 역시 기존 57위에서 71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동양건설(005900)산업도 지난해 36위에서 올해 40위로 밀리며 순위 하락을 면치 못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직은 워크아웃 졸업에 이를만큼 재무구조가 개선되지 못해 경영평가액에서 양호한 점수를 받지 못한 걸로 보인다"고 자평했다.
10위권 밖의 건설사들은 시평 결과는 상위 10대 건설사가 아니면 의미부여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건설사들은 수주 부진으로 인한 당연한 결과에 더 실망할 것도 없다는 분위기다.
워크아웃 중인 K건설 관계자는 "과거에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수주를 할 때 그 대상이 상위 10개 건설사로 한정되기도 했지만 요즘은 재건축 수주에 열을 올리는 건설사 자체가 없다"며 "빅 10 건설사에게 하나의 상징적 의미일 뿐"이라고 말했다.
법정관리 중인 W건설 관계자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가 되면 수주입찰에서 우선 불이익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수주실적이 감소하게 되고 결국 순위 하락은 불가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업 진행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신용등급"이라며 "10대 건설사를 위한 상징성이 아니라면 큰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한 S건설 관계자는 "(법정관리까지 간) 이런 상황에 순위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시공능력평가순위가 어떻게 정해지는 건지 별 관심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중언 건설기업노련 조직실장은 "올바른 워크아웃 관리를 받지 못해 경영난이 악화된 기업들에게 이런 결과는 당연하다"며 상위사들이 높은 순위를 놓고 의미를 부여한다면 하위업체들은 경영난에 따른 순위 하락으로 100위권을 지키느냐 아니냐를 놓고 순위다툼이 벌어지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업체의 시공능력평가제도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실적, 경영상태, 기술능력, 신인도 등을 종합평가해 국토해양부가 매년 7월 말 공시한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상위 10대사, 자료=국토해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