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기업, 순익 늘었는데 법인세는 줄었다!"

정성호 의원 "부자감세, 결국 대기업 '특혜'로 이어져"

입력 : 2012-08-01 오후 7:01:05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실효성이 또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 4년간 시가총액 상위 20개 대기업의 순이익은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법인세 실효세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실종된 대신 세수 감소 등 국가경제에 부정적 영향만 미쳤다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게 됐다. 동시에 야권이 제기한 '부자감세' 논란의 정당성은 한층 강화되게 됐다.
 
1일 민주통합당 정성호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20개 대기업(7월 기준)의 법인세 실효율은 2007년 21.8%에서 지난해 20.2%로 1.6%포인트 감소했다.
 
법인세 실효세율은 순수익에서 얼마나 세금을 내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각종 비과세와 소득공제 등을 반영해 계산한다.
 
기업별로는 현대글로비스(086280)의 실효세율이 2007년 37.0%에서 지난해 19.2%로 17.7%포인트 줄며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고, LG생활건강(051900)SK이노베이션(096770)도 각각 10%포인트, 6%포인트 줄어들었다.
  
전체 상장사 수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인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 또한 법인세 실효세율이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4.0%에서 12.7%로 1.2%포인트, 현대차는 24.3%에서 19.2%로 5.1%포인트 줄었다.
 
반면 20대 기업 중 실효세율이 증가한 기업은 단 4곳에 그쳤다. LG(003550)가 9.8%포인트, LG화학(051910)이 6.9%포인트, 롯데쇼핑(023530)이 6%포인트, 삼성물산(000830)이 0.9%포인트 증가했다.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실효세율은 줄어들었지만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큰 폭으로 확대됐다. 2007년 31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44조2000억원으로 무려 41.8% 늘었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8조6300억원에서 11조4931억원으로 2조8631억원이 늘었고,  현대차도 2조2220억원에서 5조8689억원으로 3조3646억원 증가했다.
 
이처럼 대기업의 순수익 증가폭에 비해 법인세 실효율이 줄어든 것은 현 정부의 대표적 규제 완화인 감세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현행 기준 법인세율은 2억원 이하 10%,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200억원 초과 22% 등 3개 구간이다. 상위 20개 기업은 과세표준 22%의 법인세율 적용을 받는다.
 
앞서 정부는 2009년 2억원 초과 기업의 법인세율을 25%에서 22%로 대폭 낮췄다. 중소기업의 부담을 던다는 취지와는 무색하게 결국 혜택은 대기업으로 돌아갔다는 게 정 의원의 평가다.
 
정 의원은 "대기업의 법인세 부담을 정상화해 정부 재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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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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