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앵커: 유럽발 재정 위기로 인해 국내 실물경제가 나빠지자 이에 대응하기 바빴던 정부가 최근엔 이상 기후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각 정부부처는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임애신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임 기자? 요즘 폭염이 지속되면서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를만큼 더운데, 최근 날씨가 급변하는 같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6월이죠. 104년 만에 발생한 가뭄으로 전국이 몸살을 앓았습니다. 이후 바로 찾아 온 장마와 7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급습했습니다. 쏟아진 비로 해갈됐다 싶더니, 전국적으로 폭염이 찾아와 대한민국은 가마솥이 된 실정입니다.
이는 우리나라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25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고 남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남유럽 등도 가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반면 러시아 흑해지역과 북한에서는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가뭄이었다가 장마가 이어지고 또 폭염이 오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것이 농작물일 것 같은데 실제 어떤가요?
기자: 급변하는 날씨 때문에 곡물 수출국의 작황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곡물 투기까지 더해지며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요. 일각에서는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애그플레이션이 재발할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즉,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인해 일반 물가까지 오른다는 겁니다. 실제로 양파와 대파 마늘 등 서민들이 즐겨찾는 식재료가 급등하고 있는데요. 채소·과일 등 신선식품 물가는 가뭄이 이어진 5월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5월과 6월 신선석품 물가는 두 달 연속 두 자리수 상승폭을 보였습니다. 특히, 6월에는 파 85%, 배추 66%, 양파 45% 등이 급등했습니다.
앵커: 아까 애그플레이션 언급하셨는데, 나빠진 농산물 수급으로 인해 서민들에 실제 구입해서 먹는 식탁물가가 상승하면 전체 소비자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거죠?
기자: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였던 점을 고려하면 농산물 가격 상승 상승세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신선식품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부는 서민 먹거리 가격이 급등해 체감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물량을 탄력적으로 공급하고 일시적으로 낮은 세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할당관세를 실시하는 방안을 세웠습니다. 농협의 양파 계약재배 물량 30만5000톤을 시장에 보내고, 관세율을 기존 50%에서 10%로 낮추기로 했습니다. 대파 역시 관세를 27%에서 무관세로 전환키로 했습니다. 마늘은 오는 10월까지 6000톤을 들여와 수급을 안정시킬 예정입니다.
앵커: 요즘 일기예보에 가장 민감한 정부부처가 지식경제부라는 말이 나오던데, 전력난 때문이라죠?
기자: 지경부를 포함한 전력당국은 지속되는 고온과 폭염 때문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낮은 전기요금과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가 고착되면서 전력 수요가 급증해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최근 원자력발전소 안전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면서 정비 기간이 길어지는 것도 한 요인입니다.
지경부는 지난해 9월15일 발생한 사상 초유의 정전사태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조업시간을 조정하고 휴가기간을 분산시키는 산업체에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예비전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올 들어 예비전력이 '관심-주의-경계-심각 중 관심 단계에 속하는 400만킬로와트에 세 번이나 진입하는 등 아슬아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정부가 여러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데 앞으로 상황 어떻게 보시나요?
기자: 정부는 당분간 식품물가 수급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의 말씀 들어보시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리스크 분담과 시장실패에 대비하여 완충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곡물 수입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할당관세 지속 적용 등을 통해 업계의 조기수입 촉진 및 부담 완화하고"
아울러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연일 최고 낮 기온이 35도에 달하고, 밤에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폭염특보가 발효되는 등 폭염은 사라질 기미가 없습니다. 당분간 상황이 어려워 정부는 일기예보를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