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수출 효자 식품이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로 되돌아오고 있다.
해외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춰 외국에서만 판매하던 제품을 한국 시장에 새롭게 내놓고 있는 것.
대상FNF 종가집은 2009년 일본인들이 입맛에 맞춰 출시한 '오징어채 김치'를 최근 한국에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절임류에 익숙한 일본 식습관을 고려해 오징어 진미채를 김치에 넣은 제품으로, 출시 이후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일본에서 활약했던 야구선수 김태균의 이름을 딴 '김태균 김치 버거'의 주재료로도 크게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 출시한 '오징어채 김치'는 일본에서 판매한 제품과 동일하게 간편한 플라스틱 소용기에 담아져 나와 나들이, 캠핑 등 다양한 야외활동 시에도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다.
브라질 등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빙그레(005180) '메로나'는 2000원이 넘는 높은 가격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반응이 좋다.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멜론맛 이외에 딸기맛, 바나나맛, 망고맛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놔 까다로운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해외시장의 인기에 힘입어 빙그레는 GS25, CU 등 편의점과 손잡고 해외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던 딸기맛과 바나나맛, 초코맛 등을 한국 시장에 새롭게 내놓고 판매를 시작했다.
CJ푸드빌 비비고(BIBIGO)도 해외에서 인기 있는 한식 메뉴들을 다시 국내로 역수출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품은 '화이트 치킨(White Chicken)'으로 매운 음식을 먹지 못하는 현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매운 소스대신 은은한 생강향을 닭튀김에 묻혀 매운맛을 뺐다.
지난해 국내 매장에 선보인 ‘치킨김치볶음밥’도 미국 LA매장에서 먼저 출시돼 인기를 끈 메뉴이다.
상황이 이러하자 식품업계에서는 한국 시장에서 먼저 제품을 출시하는 대신 처음부터 해외 시장을 노리고 제품을 내놓는 사례가 많아졌다. 반응도 뜨겁다.
대상(001680) 청정원은 최근 대만 세븐일레븐과 계약을 맺고 옥수수수염차 300만병을 대만 시장에 내놓았다.
대만에서 단일 제품으로 한번에 300만병을 주문해 온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먼저 출시된 '청정원 옥수수수염차'는 걸그룹 카라의 이미지를 제품 전면에 내세우는 등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 이후 매출이 수직상승 중이다.
대만 시장 진출을 계기로 올해 2000만병 판매 돌파를 목표를 잡고 있다.
롯데주류는 올 4월부터 알코올 도수가 기존 수출용 막걸리의 절반 수준인 '3% 서울 막걸리'를 개발해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일본 여성들에게 막걸리가 인기가 높은 점에 착안해 알코올 함량이 낮고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저도수 막걸리를 개발한 것. 서울장수와 롯데주류가 협력해 개발한 '서울 막걸리'는 작년에만 150만 상자(350ml 24입 기준)가 수출되며 막걸리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판매를 중단한 후 해외로 진출한
농심(004370) '블랙 신라면'이 5개월새 8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등 해외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현지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한국 식품의 세계화를 위해 꼭 필요하다"며 "꾸준한 제품 개발로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김치의 세계화를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