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삼성전자(005930)와의 특허전을 벌이고 있는 애플이 호주 연방법원이 지정한 전문가 증인들에게 불합리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현지시간) 삼성전자 호주법인 법무팀에 따르면, 호주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침해 소송이 시작된 이후 애플과의 접촉을 가졌던 전문가 두 명이 법정에 제출한 통신 특허 관련 보고서에 수정을 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측 변호인 카트리나 하워드는 "애플이 법원측 증인들을 따로 소집해 그들의 의견
을 재고하도록 압력을 가했는데 이는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며 "보고서에서 수정된 내용은 애플이 삼성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중요한 세부사항들"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1일 애플의 아이폰4, 아이폰4S, 아이패드2가 삼성의 3세대 통신 특허 3개를 위반했다는 내용을 담은 리포트를 작성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로부터 4일 후인 5일경 두 명의 전문가들이 기존 내용을 수정한 보고서를 법원에 다시 제출했다.
삼성전자 측은 특히 수정된 리포트가 4일 밤 은밀히 법원에 제출된 사실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며 "전문가 2명이 기존에 낸 보고서와 달리 생각의 변화에 따른 내용 수정이 있었다면 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호주연방법원의 아나벨 베넷 판사는 삼성의 주장을 일부 수용해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이 그렇게 예외적인 일은 아니지만, 삼성에게 전문가들이 왜 보고서를 수정했는지 심문할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보고서가 중요한 증거물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교차 분석을 통해 충분히 반박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이번 보고서 수정은 판결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과 애플이 이처럼 '증인 포섭'에 총력을 쏟는 것은 양측의 주장이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울 정도로 첨예하게 대립한 가운데, 물증보다는 심증 확보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본안소송과 관련해 애플이 소송을 제기한 디자인 특허의 '오리지널리티'를 반박할 애플의 전 디자이너 니시보리 신을 증언대에 세우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각종 수단을 동원하기도 했다. 현재 니시보리는 법정 증언을 거부한 상태다.
한편 업계에서는 호주에서 벌어지는 특허소송의 경우 아직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진행
중인 본안소송처럼 '난타전'이 될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호주 법원은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의 3세대 통신 특허 3개와 그외의 기술적인 세부사항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애플이 주장하는 터치스크린 특허 등은 아직 다뤄지지 않고 있으며 법원 일정에 따라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검토가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