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지명기자]
KT(030200)가 고객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유감의 뜻을 밝히며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다. KT는 사과의 뜻을 표하면서도 개인정보 유출 자체는 피해보상이 아니라고 강조하는 등 오히려 가입자들을 우롱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KT는 9일 광화문 사옥에서 고객정보 해킹 사고와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발생한 사고에 대해 고객와 국민께 사과의 뜻을 밝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KT는 이번 사건이 과거 유사 해킹 사례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송정희 KT 부사장은 "이번 사건은 자체 모니터링 과정에서 범죄사실을 인지했다는 점, 범인 전원을 검거하고 관련 장비 일체를 압수했다는 점에서 기존 해킹 사례와는 다르다"며 "고객정보가 해외 등 외부로 재차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설명했다.
송 부사장은 이어 "개인정보가 추가적인 범죄나 불법 텔레마케팅(TM)에 악용될 가능성은 없다"며 "이미 보완 조치를 완료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 강화 대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인터넷 카페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집단소송 움직임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법적 판단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 그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달 발생한 해킹 사건에 대해 뒤늦은 사과가 이뤄진 데다 구체적인 보상 범위 등에 대해 언급 없이 자신들의 잘못을 해명하기에만 급급해 이번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당장 금전적인 피해가 없다고 해서 피해를 받지 않은 것인가"라며 "사건 이후에도 스팸문자나 텔레마케팅 전화 등에 시달리는 등 피해를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수 개월 동안 해킹당하는 줄도 몰랐으면서 재차 유출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어찌 그리 호언장담할 수 있냐"며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KT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선진 영업시스텝 도입,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솔루션 적용 등의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다.
KT는 내년 3분기까지 선진 영업시스템을 도입해 현재의 영업계통 시스템을 전면 대체하고 가상 데스크톱 환경(VDI) 솔루션이 적용된 환경에서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 올해 말까지 차세대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하고 보안 전문가를 대거 확충하는 한편 전담 조직을 신설하기로 했다.
표현명 KT 사장은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시스템, 인력, 보안의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무거운 표정의 표현명 사장(좌), 송정희 부사장(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