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경진기자] 최근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 펀드 등 위험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흥국 자산에 대한 자금 유입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투자심리를 완화시키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되고 있다.
13일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2~8일 전세계 주식형 펀드에서 20억5500만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선진국 펀드에서는 28억3200만달러가 유출된 반면 신흥국 펀드에는 7억7700만달러가 들어오면서 2주연속 자금유입이 지속됐다.
한국 관련 펀드에는 13억7900만달러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를 상승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증권가에서는 유럽 재정위기가 완화와 신흥국의 환율 강세 현상이 위험자산 선호현상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수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의 가장 큰 원인은 유럽 리스크가 완화되면 위험자산 선호가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최근 원화강세가 지속되며 환율에 민감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지난 6~13일까지 6거래일 동안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454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신흥국에 대한 외국인 자금유입은 경기부양을 위한 주요국의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양적완화)정책의 등장 가능성은 여전히 크며 시장에 대한 신뢰는 상당부분 축적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책이 기대를 밑돌더라도 시장이 파국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가 단기물 위주로 국채 매입에 나설 것을 시사한 가운데 한때 6%대까지 치솟았던 스페인 국채 2년물은 3%대까지 하락했다. 또한 이탈리아 국채 금리도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승우 연구원은 "외국인의 1조원대 순매수 이후 매수 강도가 둔화됐던 경험이 조정 가능성을 시사하지만, 투자심리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조정이 뒤따른다고 해도 시장이 이전처럼 어려운 국면에 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저금리 추세가 캐리트레이드 환경을 만들고 있다는 점도 한국과 신흥국을 비롯한 신흥국으로의 자금유입을 유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수현 연구원은 "글로벌 정책 공조와 경기 부양책들이 쏟아지며 투자심리는 완화되고 미국과 유럽의 저금리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며 "단기상품과 안전자산에 몰렸던 풍부한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