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삼성-애플 '카피캣' 설전

입력 : 2012-08-13 오후 8:05:25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미국에서 뜨거운 특허침해 소송을 진행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배심원단을 선정한 뒤 가진 사실상 첫 심리에서부터 디자인 특허 침해 여부를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24일 법정판결을 놓고 큰 변수로 떠올랐는데요.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향후 전망을 알아봅니다. 박기자. 가장 큰 핵심이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개발하면서 아이폰을 조직적으로 똑같이 만들렸고 했다는 내부문서가 공개된 거죠?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에서 애플이 제출한 증거 문건 하나가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삼성과의 법정분쟁의 일부로 애플은 갤럭시S와 아이폰을 비교한 132페이지의 삼성 내부문서를 증거로 제시했으며 이 중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삼성과 애플 간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은 애플의 소 제기로 시작됐습니다. 자사 스마트폰과 운영체계 디자인을 삼성이 지나치게 베꼈다는 게 애플 쪽 주장입니다.
 
앵커 : 네. 132쪽으로 만들어진 문제의 자료를 살펴보면 이러한 애플의 주장을 부인하기 어려워보이는데 어떻습니까?
 
기자 : 이 자료는 2010년 3월경에 삼성 제품개발팀이 작성한 문서입니다. 이 문서를 보면 홈 화면, 브라우저, 메모 기능 등 126개 항목, 132페이지 분량을 할애해 갤럭시S와 아이폰을 분석·비교하고 있습니다. 애플이 제시한 자료는 이러한 삼성쪽 주장을 공격하는 내용이 주된 내용입니다. 삼성이 갤럭시S를 출시하기 전에 기능을 점검하면서 아이폰을 놓고 1:1로 비교했으며 대부분 개선 방향 역시 아이폰과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었는 게 애플 쪽 주장입니다. 실제 132페이지 마지막 종합의견에서는 '디자인의 차별화로 아이폰의 메뉴 아이콘을 모방했다는 느낌을 없앨 것'이라는 다소 직설적인 멘트도 있어 논란입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그럼 그 문서내용을 한번 보면서 조목조목 따져보죠.
  
기자 : 예를 들면, 120번 '알람(Alarm)' 항목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의 알람은 "시간을 설정하려고 드래그할 때마다 시계 태엽을 감는 듯한 소리가 나며 사용자들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 갤럭시S의 알람 설정은 "단순한 기계음으로 인해 건조한 느낌이 들어 감성적인 만족도가 낮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이후 "사용자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음향 효과를 넣어준다"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 것을 보면 아이폰을 벤치마킹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앵커 : 네. 다른 문서내용도 한번 보여주시죠
 
기자 : 메뉴 아이콘의 시각적 효과를 다룬 126번 항목도 한번 볼까요? 아이폰의 아이콘이 "빛을 이용한 입체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부여했다"면서 "곡선을 완만하게 하여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라는 삼성의 평가가 이어집니다. 이어 자사 제품에 대해서는 빛을 이용한 입체적 효과가 덜함 혹은 아이콘 테두리 곡선이 완만하지 않음, 아이폰의 아이콘 콘셉트를 모방했다는 느낌이 강함 이라고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 한 두개정도 이렇게 실제 예를 들어봤는데. 126건 정도면 참 적다고 볼수는 없는 양이네요. 이정도 되면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상당할텐데요?
 
기자 : 표절이냐 벤치마킹이냐, 누리꾼 의견 분분합니다. 삼성이 애플 디자인을 베꼈는지 안 베꼈는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폰의 메뉴 아이콘을 모방했다는 느낌을 없앨 것'이라는 문구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애플은 이러한 삼성의 내부문서를 증거로 제출하며 삼성 스마트폰이 아이폰과 얼마나 유사하게 만들어졌는지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갤럭시S를 비롯한 삼성 스마트폰이 아이폰을 무자비하게 복제했다라는 주장이 있기도 하고요. 삼성은 자사폰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고, 애플의 디자인 및 기능은 특허로서의 가치가 없다라고 반박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삼성은 애플간의 디자인 특허는 적용의 범위가 명확치 않아서, 실제로 특허 부여의 가치가 있는 지와 특허를 실제로 인정해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고 부정했습니다. 
 
앵커 : 네. 24일에 애플과 삼성간 소송 판결이 예정돼 있죠?애플이 내놓은 이 자료는 소송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 미국의 재판특성상 배심원들의 비중이 큽니다. 배심원 다수의 눈에 삼성이 애플 디자인을 베낀 것처럼 보이면 법정 판결도 그렇게 날 가능성도 배재할수만은 없습니다. 애플의 이번 자료를 공개한 것도 그런 측면에서 어필을 해보겠다는 점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애플이 이 소송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삼성이 자사 스마트폰을 아이폰처럼 만들었다는 점을 더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내부문건만으로는 특허를 침해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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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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