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통계와 현실의 괴리가 계속되고 있다.
유럽재정위기가 주요국 경기둔화로 확대되면서 실물경기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데 고용이나 물가지표는 꾸준히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들과도 서로 엇갈리고 있다.
특히 고용통계는 실제와의 '미스매치'가 심각하다. 제조업의 경우 출하와 가동률이 모두 떨어지고 있는데, 제조업 고용은 오히려 늘었다는 게 정부가 내놓은 통계다.
통계청이 16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제조업 취업자는 411만4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 3만4000명이 늘었고, 전달(408만4000명)보다도 3만명이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가 증가한 것은 무려 1년만이다.
전체 취업자수도 크게 늘었다. 7월 취업자수는 2510만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47만명이 증가했다. 6월에 9개월만에 30만명대로 떨어졌던 취업자수 증가폭이 다시 한달만에 40만명대로 회복된 것이다.
통계청은 서비스업 취업자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가운데, 농림 어업 및 제조업 취업자수가 증가한 것이 전체 취업자수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통계청의 고용동향 통계와 산업활동동향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일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8.2%로 전월대비 1.2%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제조업 출하도 0.8% 줄었고 재고도 2.1% 감소했다. 대외불확실성이 커지자 공장가동을 멈추고 재고줄이기에 나섰다는 것이다.
고용동향은 한국은행이 내 놓은 7월 제조업 업황과도 내용이 다르다. 7월 제조업 업황 BSI는 71에 그쳐 미국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67 이후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던 대기업 업황 BSI도 7월에는 6월보다 18포인트나 떨어진 70을 기록했다. 역시 2009년 3월 59 이후 최저치다.
통계청 통계대로라면 불황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고용을 늘렸단 얘기다.
6월 설비 투자는 전월 대비 기준으로 3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결과 마이너스 6.3%를 기록했다. 생산과 소비에 비교해서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자영업자로 내몰리는 현실이 취업자 증가라는 허울 좋은 결과로 표출되는 것도 문제다.
7월 자영업자수는 10년 3개월만에 최대규모로 늘었다. 7월 현재 비임금근로자 719만6000명 중 자영업자는 586만3000명으로 지난해 7월보다는 19만6000명이나 늘었고, 전달보다도 2만6000명이 증가했다.
송성헌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고용통계와 산업지표와의 괴리에 대해 "고용통계는 전국에서 3만2000가구만을 샘플로 추출해 산출하고 있다. 상세하게 들여다보는데에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