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이란 중앙은행(CBI)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계좌 이용을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자 두 은행은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CBI는 한국 정부에 새 원화결제계좌를 개설할 은행을 물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실 CBI 자금으로 이득을 보려는 의도 보다 원유수입과 국내 수출기업 위해 유지해온 것"이라며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리 수준을 적정선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힌 상태인데 CBI측이 일방적으로 은행을 바꾸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 역시 "CBI의 정확한 입장을 정부측에 확인하고 있다"며 "협의할 의사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갑작스럽게 입장을 표명해 난감하다"고 말했다.
앞서 키아니 라드 CBI 부총재는 지난 2일 원유수출입 문제로 서울을 방문해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연 0.1%밖에 안 되는 금리를 적용해 이란 중앙은행이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후속 대책이 나오지 않자 CBI측이 일방적으로 거래 중지 통보를 내렸다.
이란 측은 새 계좌를 개설할 은행으로 NH농협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농협은행 측은 "2개월 전 한·이란 경제인협회에서 농협은행에 결제계좌업무 수행 가능여부를 검토 요청했으나 높은 리스크, 관리부담에 비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결정했다"며 "향후 참여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도 "아직 공식요청이 없는 상태"라며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