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저축은행으로부터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대통령(71)의 사촌처남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73)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성기문)는 17일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2·구속기소)으로부터 검사 무마 청탁과 함께 4억여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기소된 김 전 이사장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2년에 추징금 3억9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어느 형벌이라도 감수하겠다는 반성문을 제출했고, 고령과 지병에 따른 건강진단서도 제출했다"며 "벌을 받겠다고 자초하는 한 노인의 애처로운 사정을 바라보는 인간적인 심정으로는 당장 석방시켜 치료를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제일저축은행 회장과 수차례 접촉하면서 골프를 치고, 거액을 수수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줘 결국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며 "대통령의 친인척으로서 처신이 신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최고 권력자의 친인척이 비리를 저지르면 국민들은 고통스럽다. 우리나라 역대 정권도 다르지 않았는데 이는 강한 사법처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통령의)친인척 비리 척결은 시대적 과오며 역사적 사명"이라고 말했다.
또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량은 가볍다고 할지언정 무겁진 않다"며 "정당한 대가를 치르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날 김 전 이사장의 보석청구도 기각했다.
앞서 검찰은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영업정지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관계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지난 2008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1차례에 걸쳐 4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김 전 이사장을 구속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