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이랜드의 쌍용건설 인수가 결국 무산됐다.
21일 공적자금위원회에 따르면 매각소위원회를 열고 이랜드의 쌍용건설 지분매매 계약을 심의했지만 캠코와 이랜드의 이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수포로 돌아갔다.
캠코 관계자는 "매각소위에서 쌍용건설 매각과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지만 이랜드가 진전된 안을 제출하지 않아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며, "재검토를 통해 재매각을 다시 추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 요구사항 부담.."인수자금도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나"
협상 결렬의 가장 큰 원인은 쌍용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에 대한 보증 문제였다.
또 표면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이랜드의 인수자금 확보도 순탄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 매각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랜드가 쌍용건설 인수 후에 발생하게 되는 우발채무에 대한 손실 책임을 캠코에 요구했다"며, "캠코가 이를 부담스럽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급보증 등 요구사항 외에 이랜드의 인수자금 확보에도 문제가 발생해 계약이 체결되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랜드 관계자는 "이번 쌍용건설 인수의 제반사항에 대해 양측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합의를 보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불황이 장기화 되고 있는 건설업의 특성상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도 또 다른 기회를 통해 이랜드만의 M&A 원칙에 입각해 건설역량 확보에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캠코 보유자산을 통한 '유동성 공급 방안' 제시
이에 따라 쌍용건설의 향방에 또다시 관심이 몰리고 있다. 회사는 당장 올해안으로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 만기가 돌아오는 등 유동성 공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로써는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 시한인 오는 11월 22일에 맞춰 정부에 현물로 반환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후 정부차원에서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현물반환이 된다고 해도 개정된 공적자금상환기금법상 또 다시 캠코가 위탁관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만큼 근본적인 문제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캠코 보유 자체기금을 이용한 유동성 공급 방안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송호연 ESOP컨설팅 대표이사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유상증자를 통한 유동성 지원이지만 지금으로서는 사실상 어렵다"며, "차선책으로 캠코 보유자산을 이용해 쌍용건설의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 대표는 "현재 캠코가 텔슨빌딩을 매입해 보유하는 등 선례가 있는 만큼 쌍용건설의 자산을 인수해 차후 매각하는 등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