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줄지어 예금상품 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이달 초에 이어 또 한번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및 시장금리 하락으로 일부 상품에서 역마진이 발생해 역마진 축소를 통한 적정 마진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1년 만기 자행 거치식예금의 금리를 인하했다. 이달 1일에 이어 21일만에 추가로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KB스마트폰예금'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기존 연 3.7%에서 연 3.5%로 낮췄다. 이에 따라 KB스마트폰예금의 경우 우대 이율 0.3%포인트를 챙기더라도 4%에 미치지 못하게 됐다.
1개월 단위로 금리가 변하는 '국민UP정기예금'의 예치 기간별 이자율도 0.23%포인트 내렸고, '실버' 세대를 위한 맞춤형 상품인 '와인(WINE)정기예금'도 0.23%포인트 낮췄다.
정기예금의 안정적 수익과 함께 펀드 등에 재투자해 추가 수익의 기회를 제공하는 자산관리형 정기예금인 'KB펀드와만나는예금'은 0.20%포인트 하락했고, 인터넷 정용상품인 'e-파워정기예금'도 0.25%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내린 후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이달 초 0.20%포인트 가량 예금금리를 인하했다"며 "그 이후에도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일부 상품에서 역마진이 발생해 예금금리를 추가로 0.20%포인트 낮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금상품의 금리를 대폭 낮췄다.
파격적인 금리를 내세워 금융권에 커다란 논란을 빚었던 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정기예금' 금리는 연 4.3%에서 4.05%로 떨어졌다. 다만, 인터넷뱅킹과 스마트폰뱅킹을 가입하는 신규 고객에게는 0.20%포인트의 우대 이율이 제공돼 연 4.25%까지 가능하다.
하나은행도 'e-플러스 정기예금' 금리를 이달 초 연 3.8%에서 현재 3.3%로 낮췄고, 신한은행의 '두근두근 커플 정기예금' 금리도 지난달 3.92%에서 최근 3.54%로 떨어졌다.
시중은행들의 예금상품 금리 인하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 고객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 강화로 은행의 예금상품에 돈이 몰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은행들이 자금을 운용할 곳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굳이 고금리로 자금을 모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올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시장금리가 동반 하락하는 점도 예금금리 인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시장금리가 더 내려가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과 은행의 자금운용 상황을 감안하면 예금상품의 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