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정부의 국고채 30년물 입찰을 놓고 적정금리를 둘러싼 시장의 예측이 엇갈리고 있다. 다음 달 첫 발행을 앞둔 만큼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입찰에 대한 수요기대감은 증폭되는 모양새다.
28일 증권사들은 국고채 30년물의 적정금리를 추정한 보고서를 속속 내놓으면서도 입찰 결과를 두고 현재로선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국고채 30년물 인수단 선정 입찰을 실시, 순차적으로 인수단과 주간사를 선정하고 다음 달 10일 발행금리를 결정한다. 30년물 발행금리는 국고채 10년물 금리+스프레드 방식으로 결정되는데 기준이 되는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4~28일 3일간 금리로 정한다.
국내 A은행 한 채권 딜러는 “국고채 30년물의 듀레이션이 20년물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국고채 20년과 스프레드 5~10bp 정도가 적정할 것으로 본다”며 “민평 기준 국고 10년 지표물(10-7)의 금리가 3.12%로 3.20%를 적정 금리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B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일단 시장은 국고채 10년물과 10bp 초반대(6~15bp) 스프레드로 받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진단했다.
C증권사 국고채전문딜러(PD)는 “국고채 20년물과 3bp 정도의 스프레드면 적정하다고 본다”며 “신디케이션(리스크 분산) 방식으로 금리 비딩(경쟁 입찰)을 붙이는데 인수단에 선정되기 위해 각 PD사들이 입찰에 강하게 들어갔고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워낙 많기 때문에 20년·30년물이 거의 같은 수익률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 수급요건이나 PD들의 호가를 보면 20년물과 별 차이가 없다. 20년물이 현재 3.1% 수준인 만큼 3.14%를 적정 금리로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하나대투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국고채 30년물 3.27%~3.32%로 추정한다. 10년과의 스프레드는 11bp~16bp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상훈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앞서 1일 발표한 국고채 30년물 발행 금리 추정 당시 국고채 10년물·20년물 금리가 각각 3.14%, 3.21%였던 점을 감안해 30년물 금리는 3.26%~3.31%로 추정, 10년물과의 스프레드를 12bp~17bp로 예상한 바 있다.
유재호 키움증권 채권 애널리스트는 국고채 30년물 적정금리로 국고채 10년물(3.07%)과 스프레드 26~35bp인 3.33~3.42%를 제시했다.
유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채권시장 일부에서는 10년물과 20년물의 금리차가 6bp라며 1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는 12bp가 될 것이고 또 다른 일부에서는 장기투자기관과 외국인 수요가 몰리며 20년물 혹은 10년물과 역전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이 주장하는 금리 수준과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이보다 낮은 금리 수준에서는 매수를 유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더했다.
그는 “장기투자기관과 외국인의 수요가 고평가 압력을 이겨낼 수 있겠으나 그 금리수준은 글로벌리 가장 높은 가격 수준이라는 것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주요 20개국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금리(태국)를 채용한 보수적 기준인데 이보다 금리 수준이 더 낮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D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30년 LH공사채가 10년물과 43bp 스프레드인 상황에서 국채가 35bp로 낙찰될 리 없다. 그렇게 되면 LH공사와 국채 스프레드가 8bp라는 얘긴데 시장 수급이 그리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