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영국 'BBC 트러스트'를 모델로 한 공영방송위원회(가칭)를 만들자는 제언이 나왔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신문방송학)는 28일 차기정부 방송통신정책포럼에서 '감독'과 '집행'의 이원식 체계를 모델로 한 공영방송 개편안을 주장했다.
주 교수의 주장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기구 개편에 또 하나의 목소리를 보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포럼은 미디어미래연구소가 주최했다.
주 교수는 포럼에서 공영방송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영방송을 운영하자고 밝혔다.
또 현행 방송법에서 공동 규제를 받고 있는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을 분리해 별도 법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공영방송의 경영과 운영, 재정 등을 규정하는 공영방송법제를 만들어 상업방송과 명확히 선을 긋자는 주장이다.
그렇게 해야 공영방송이 상업방송과 경쟁하지 않고 보편적 서비스 제공자로서 역할과 위상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 교수는 밝혔다.
주 교수가 제안한 공영방송위원회는 공영방송의 감독기구다.
이는 "영국 BBC 트러스트와 유사한 기구"로 "공영방송 운영에 책임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 교수는 설명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의 경우 12명으로 구성된 'BBC 트러스트'가 BBC를 감독하고 있다.
BBC 사장은 집행이사회를 구성해 대표를 맡고 트러스트의 감독을 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이원식 구조다.
'BBC 트러스트'는 정부부처인 영국 문화미디어체육부(Department for Culture Media and Sport)가 선임위원회를 구성해 추천하고, BBC 사장은 'BBC 트러스트'가 임명하는데 칙허장을 내주는 국왕은 상징적 역할에 그친다는 점에서 국왕 중심의 거버넌스가 아니라는 특징이 있다.
주 교수는 이를 차용, 공영방송 감독기구와 방송사별 집행기구의 이원체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영방송위원회에 KBS, EBS 감독권과 사장 임명권을 부여하고, 공영방송사별로 집행이사회를 둬 실무를 담당토록 하자고 주장했다.
대신 공영방송의 인ㆍ허가와 내용 규제, 재원 확보 등에 대해 방통위와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은 정부가 책임지도록 하고, 위원회와 상호 견제 시스템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한다는 차원에서다.
주 교수는 "공영방송위원회의 설치와 관련해 ICT 체제 개편과 연계해 필요성 등에 대해 별도 추가적이고 세부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 교수의 주장은 ICT 기구 개편과 연동해 체제를 개편하자는 것인 데 비해, 정치권의 여야는 그동안 현행체제 안에서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을 주장해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언론시민단체 역시 이사추천위원회, 사장추천위원회 구성과 이사회를 다변화 하는 독일식 모델을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선안으로 내놓은 바 있다.
방통위 안팎에서 제기되는 ICT 기구 개편과 관련, 방송 혹은 규제 부분은 별도 위원회에서 관할해야 한다는 견해로 모아지는 가운데 구체적 개편안은 강형철 숙명대 교수(언론정보학)가 공공방송위원회로 제안해왔다.
강 교수 안 역시 공영방송과 각종 공영적 방송사를 묶어서 별도 위원회 아래 관리하자는 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