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銀, 팀워크 위한 SCP..행원들은 "실적 압박" 토로

"저녁에 실적 할당, 다음날 성과 평가는 앞뒤 안맞다"

입력 : 2012-08-29 오후 4:16:03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KB국민은행이 세일즈 컨설팅 프로그램(SCP)으로 영업점 행원들의 팀워크 강화에 매진하고 있다.
 
이는 국내경기 침체 여파로 은행간 영업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에서 영업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점 행원들의 끈끈한 팀워크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행원들은 소통문화 활성화 등 영업점 팀워크 강화보다는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커진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올해 512개 영업점을 대상으로 SCP를 시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SCP는 개인영업추진부 주관으로 시행되는 세일즈 컨설팅 프로그램을 말한다. 프로그램은 지역본부를 통해 신청하는 영업점과 성과가 부진한 영업점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본사의 프로그램 담당 행원이 영업점을 방문해 해당 영업점의 고객, 점주권, 영업행태, 성과 등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맞춤식 교육을 2주간 시행한다. 특히, 영업점 행원들은 팀 빌딩, 영업점 소통문화 활성화 등 관련 교육을 받는다.
 
KB국민은행 개인영업추진부 관계자는 "과거엔 고액 자산가인 VIP를 대상으로 하는 세일즈 영략 강화에 교육의 중점을 뒀다"며 "지금은 단지 세일즈나 성과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점 전체 창구(온라인·상품판매·VIP 등)를 대상으로 행원들의 팀워크를 기반으로 협업에 대한 성과를 높이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을 받는 행원들은 아침과 저녁으로 교육을 받기 때문에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는다"면서도 "영업점 전체 행원들이 동참하는 분위기 조성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돼 참여 행원들의 95% 이상이 만족하거나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한다"고 설명했다.
 
SPC를 시행한 영업점의 수는 지난 2007년에 465개에서 2008년 1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은행 전체 영업점인 1000여개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후 2009년 8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43개로 소폭 줄었다가 2011년에 1037개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512개로 1주일 기간으로 SPC가 진행된 이전과 비교하면 이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셈이다.
 
그러나 SPC에 참여하는 행원들 사이에서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SPC가 영업점의 팀워크 강화보다는 실적에 대한 부담감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SPC에 참여한 한 KB국민은행 행원은 "은행이 고객을 상대하는 시간 외에 아침과 저녁에 SPC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며 "업무 처리도 힘든데 아침 일찍 출근해 교육을 받고, 저녁 늦게까지 교육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피로도가 상당하다"고 불평했다.
 
그는 "팀워크를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라면서 매일 저녁에 실적을 할당하고, 다음날 성과를 평가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오히려 SPC가 실적 압박으로 다가온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KB국민은행 행원은 "프로그램 이수 후 전산으로 만족도 평가를 한다"며 "본인의 소속과 이름이 버젓이 나오는데 만족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작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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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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