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애플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에서
삼성전자(005930) 갤럭시S3를 판매금지 가처분 목록에 추가하면서, 양사의 특허전쟁이 이제 안드로이드 진영 전체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달 25일 디자인 특허침해 본안소송에서 승소 평결을 얻어낸 애플은 별도로 진행되는 이번 소송에, 최신 기종인 갤럭시S3를 비롯한 4개 제품을 판매금지 목록에 추가하며 삼성의 '목'을 노리고 나섰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권의 내용에 비춰볼 때 판매금지 가처분 대상에 해당하는 제품이 갤럭시S3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차용한 스마트폰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애플, 안드로이드 OS 핵심(Core) 특허 8개 '정조준'
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애플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갤럭시S3의 판매금지 청구에 대해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을 향해 전면전을 선포한 것"으로 관측했다.
지난달 배심원단에게 승소 평결을 얻어낸 소송건은 디자인 특허, 유저인터페이스(UI)와 관련된 내용이 주를 이뤘던 반면 이번에 애플이 제기한 특허권은 총 8개에 이르는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들로, 사실상 안드로이드 운영체계의 핵심을 이루는 기능들이다.
실제로 안드로이드가 세계 OS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데 크게 기여한 삼성전자와 HTC의 주력 스마트폰이 이번 사건에 줄줄이 연루돼 있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 진영이 전반에 걸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주장하는 특허권은 크게 두 가지로, 먼저 컴퓨터 생성 데이터 구조에서 행동을 실행하는 시스템과 방법에 관한 특허(데이터 태핑, data tapping)에 HTC가 출시를 예정 중인 One X, EVO 4G LTE 등의 제품이 해당된다.
또 애플의 '오래된 레퍼토리' 중 하나인 통합검색(Unified Search) 특허는 이미 판매금지 가처분을 받은 갤럭시 넥서스를 비롯해 갤럭시S3, 갤럭시노트2 등의 최신기종이 포함된다.
이에 한 특허전문가는 "삼성의 갤럭시S3의 경우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가처분이 이뤄진 이후에 미국에 출시됐기 때문에 통합검색 기능과 관련된 애플의 특허를 삭제해한 뒤 출시했다"며 "이번에 애플이 제기한 특허침해에서 갤럭시S3는 자유로울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삼성, 對애플 반격 전략은?
구글의 경우 삼성과 애플 간의 다툼이었던 지난 번 소송과 달리 이번에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
최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와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간 전화 협상에서 어떤 얘기가 오고 갔는지 관심을 모으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두 사람이 소송에 앞서 지적재산권 관련 논의를 했다면 이번 소송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본격화 되는 애플과 안드로이드의 전면전에 앞서 삼성전자가 애플에게 어떤 반격을 준비하고 있는 지도 관건이다.
IT 전문매체 애플 인사이더 등은 "삼성은 애플이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아이폰5를 출시하는 즉시 애플을 고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아이폰5가 삼성이 보유한 상용특허를 피해나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미국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은 LTE와 관련된 모든 특허권의 12.2%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아이폰5가 삼성이 보유한 LTE 특허를 침해하게 되면 미국 내 판매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은 노키아, 퀄컴 등과 함께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4G LTE 특허기술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고 있다. 유효성(novelty)를 고려한 특허 경쟁력 종합평가 순위에서는 노키아가 18.9%로 1위를 기록했으며 퀄컴이 12.5%로 2위, 삼성전자가 12.2%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임돌이 신영증권 IT팀장은 "애플이 퀄컴의 LTE칩을 사용하더라도 제조 과정, OS상에서 삼성이 보유한 특허를 모두 피해가기는 어렵다"며 "반면 애플이 주장하는 디자인, UI 관련 특허들은 유럽에선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