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기자] 초저금리 속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을 비롯해 자동차보험료를 추가 인하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보험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실손 개선방안까지 본격 시행되면서 손보사들이 3중고를 겪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의 손보사들은 이달들어 저축성 상품 공시이율을 일제히 낮췄다.
고금리 경쟁을 펼치던 손보사들이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에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 되면서 자발적으로 공시이율을 대폭 인하시킨 것이다. 손보사들은 올해들어서만 네 차례에 걸쳐 0.4%~0.6%포인트 가량 내렸다.
삼성화재는 이달에 저축성 보험 공시이율을 연 4.6%로 지난달에 비해 0.3%포인트 인하했다. 현대해상과 동부화재, LIG손보, 메리츠화재 등도 저축성 상품의 적용금리를 지난달 연 4.7%에서 4.5%로 0.2%포인트씩 일제히 인하했다. 롯데손해보험은 4.8%에서 4.6%로, 흥국화재는 4.8%에서 4.5%로 각각 낮췄다.
이는 저금리 기조 속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손보사들이 더이상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을 감당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자산운용수익률은 6월말 현재 5.06%로 지난 4월보다 0.19%p 하락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은 경기가 워낙 안좋아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손도 못대고 있고, 아무리 둘러봐도 자산을 굴릴만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 "이라며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였던 국공채의 금리마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역마진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안정세를 찾아가던 자동차보험 손해율도 지난 8월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를 비롯해 전국을 강타한 태풍 '볼라벤', '덴빈'으로 인한 피해 차량이 속출한 탓에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자동차 보험료를 연내 추가 인하는 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 손해율이 눈에띄게 떨어졌다는 이유로 보험료를 추가로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업계는 한바탕 곤욕을 치르고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손해율이 60%대(다이렉트 포함)를 기록하는 등 안정세를 보이자 지난 4월(평균 70%대 초반)에 이어 또 한번 자동차보험료 인하할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 손해율이 안정됐다는 점을 들어 연내 보험료를 한번 더 인하시키려 했지만 태풍과 집중호우 등의 변수로 지금으로서는 겨울까지 지켜봐야 보험료 인하 여력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올 4~7월 손해율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월별 손해율이 낮아질 때마다 보험료를 조정한다변 보험사는 뭐 먹고 살겠느냐”고 말했다
또 손보사들은 최근 발표된 실손보험 개선방안 시행 이후 실손보험 마진율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당국이 단독 실손보험 사업비에 대한 부담을 업계에 가중시는 방향으로 상품을 설계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감원은 실손보험 개선방안 발표 이후 TF팀을 가동시키고 보험사와 구체적인 시행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존 통합 상품은 여러 담보에 대해 한번만 사업비가 부과됐지만 단독 상품의 경우에 담보마다 사업비를 제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비싸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었다. 이에 금감원은 사업비를 축소시켜서라도 1~2만원대로 보험료를 맞춰 보라고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감원의 요구대로 단독 실손보험의 사업비를 조정해 해당부서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 마진율이 기존 5%에서 마이너스 1~2%까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다"며 "물론 여러차례 금감원과 업계가 의견조율을 통해 상품을 출시할테지만 사업비를 조정해 실손보험료의 가격대를 맞추다 보면 마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