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린 서민금융, 은행권의 새로운 수익원 되나

관리 잘하면 고위험인만큼 고수익 올릴 수 있어

입력 : 2012-09-05 오후 6:14:08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금융당국의 팔비틀기로 은행권이 울며겨자먹기로 서민금융 확대에 나섰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오히려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중으로 단기연체자나 대출금 연체 가능성이 큰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금리를 6~7%정도 감면해주는 프리워크아웃제도를 도입한다. 우리은행도 같은 제도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혁세 금감원장이 지난 6월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1개월 미만 연체자에 대한 프리워크아웃(사전채무조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은행을 모범사례로 언급한 데에 따른 것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최근 10%대의 중금리 대출을 출시했다. 이를 통해 100~500만원 수준의 소액 대출금을 1년만기로 빌릴 수 있게 된다. 우리·외환·농협·씨티은행 등도 중금리 대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도 지난 1일 새희망홀씨의 지원규모를 1조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확대하고, 연체기록을 보유한 자도 상환능력에 따라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서민지원정책에 등 떠밀려 서민금융상품을 출시하는 모양새지만 서민금융이 은행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도 있다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은 10% 미만의 대출상품과 제 2금융권의 20% 이상의 고금리 상품만이 활성화 돼 있어 10%대에서 금리단층 현상이 있었다. 중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신용도를 가진 사람도 높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야 했던 것이다.
 
은행이 중간금리 대출상품을 확대하면 이들을 끌어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은 고위험인만큼 고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제2금융권으로 밀린 사람들을 흡수해 은행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신용대출 시장을 확대해야 리스크도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덕배 연구위원은 "서민금융은 연체율이 비교적 높아 은행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겠지만 은행의 총 자산규모와 비교했을 때에는 비중이 크지 않다"며 "정부의 정책적 금융사업이기 때문에 손해를 보더라도 상당부분 보전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에서 은행의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은행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서민금융사업을 펼칠 지에 달려있다.
 
이 연구위원은 "소액대출을 실시하면서 신용평가를 강화하면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은행들이 서민금융사업을 크게 활성화 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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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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