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매각 자체만 보면 빨리 마무리 돼 웅진코웨이 입장에선 잘 된 일입니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은 6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다비치 정수기' 출시회에서 최근 매각에 대한 소회를 솔직 담백하게 털어놨다.
9월 말 매각대금 입금이 완료돼야 절차가 완전히 마무리 되는 것을 감안해 매각 관련해 말을 아끼는 모습도 보였다.
홍 사장은 "론스타로 인해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를 잡은 것 같다"며 "오비맥주의 경우 2009년 사모펀드인 KKR에 인수될 당시 시장 점유율이 38%에 불과했지만 현재 50%를 넘어서면서 기업의 가치가 올랐다"고 강변했다.
홍 사장은 또 MBK 파트너스가 웅진코웨이의 기업 가치를 성장시키는 데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동의한 만큼 지분 인수 뒤에도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이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함이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이 ‘다빈치 정수기’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날 출시된 다비치 정수기에 대한 애착도 강하게 드러냈다. 다비치 정수기의 핵심인 전기 탈이온 기술은 지난 2006년 웅진코웨이에 몸을 담은 홍사장과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다.
2005년
삼성전자(005930) 헝가리 법인장을 거쳐 2006년 8월 웅진코웨이의 대표이사를 맡은 홍 사장은 부임하자마자 미국의 파이오네틱스사가 전기 탈이온 기술을 보유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즉각 상용화 작업에 착수했다. 홍 사장에게 전기 탈이온 기술은 입사 동기인 셈이다.
그는 "시장의 질서를 재편하는 기술이 존재한다"며 "전기 탈이온 기술이 기존 정수 필터 방식과 전혀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6년 간의 기다림 끝에 나온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개발이 장시간에 걸쳐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그는 "우리는 연구소가 아니다. 워낙 획기적인 기술이다 보니 그동안 개발한 제품 가운데 가장 긴 시간이 소요됐다"며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만큼 경쟁사들이 우리의 특허를 피해 비슷한 제품을 만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답게 홍 사장은 일주일에 두 번은 꼭 서울대에 위치한 웅진코웨이의 연구개발센터를 방문하는 등 신기술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빈치 정수기는 역삼투압과 중공사막 필터 방식의 장점을 모았지만, 200만원이 넘는 고가여서 소비자들이 선뜻 구매하기에 부담스럽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홍 사장은 "기존 항공사와 저가항공사로 나뉜 것처럼 정수기 시장 역시 여러 층의 소비자들이 존재한다"며 "고급 브랜드로 이끌면서 향후에 다른 제품에도 확대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 사장은 MBK 파스너스의 지분 인수에 따른 사명 변경에 대해서는 "결정된 바 없다"며 "장기적으로 바뀔 수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웅진코웨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시장 지배력을 유지해 나가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