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1단계 상향조정했다. 피치의 우리나라 신용등급 조정은 2005년 10월 이후 7년만이며, 더블에이(AA) 등급으로 올라 선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5년만이다.
지난달 27일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치인 'A1'에서 'Aa3'로 상향한데 이은 겹경사다.
최종구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6일 오후 늦게 긴급브리핑을 통해 낭보를 전했다.
최 차관보는 "피치가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한데 이어 10개월만에 (실제) 등급을 한 단계 상향했다"며 "우리나라는 피치 기준으로 15년만에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 (신용등급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피치는 열흘전 무디스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거시경제정책의 안정성, 소득과 사회, 정치부분의 구조적인 안정 등을 등급상향이유로 제시했다.
특히 재정건전성은 경기둔화와 선거를 거치면서도 견조한 재정정책을 유지했으며, 국가재무비율도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우리나라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후한 점수를 줬다. 피치는 건전재정기조가 계속되고, 국가채무 감소 등이 이뤄질 경우 향후 등급의 추가상향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계와 중소기업의 부채문제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부채가 많은 가계와 중소기업이 은행 자산의 질이나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북한의 갑작스런 붕괴로 통일비용이 발생할 경우 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평가했다.
무디스에 이어 피치까지 우리나라의 국가신용등급을 더블에이 등급으로 상향하면서 우리나라는 무디스 기준으로는 일본, 중국과 어께를 나란히 하게 됐고, 피치 기준으로는 이들 국가를 추월하게 됐다.
특히 유럽재정위기 이후 주요국의 국가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인 평가는 더욱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남아 있는 S&P도 조만간 등급을 상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구 차관보는 "S&P와 다른 신평사의 등급이 두단계나 벌어져있다"며 "S&P도 긍정적으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